-비전 선언 -
내가 교육대학교에 들어온지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교대생 3년이면 교육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3학년 1학기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내가 과연 교사가 될 준비가 되었는지는 아직까지도 확신이 서질 않는다. 초, 중, 고 12년의 기나긴 억압에서 벗어나 대학 생활이라는 자유를 찾았기 때문에 대학교 1학년 때는 내가 교대생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 할 정도로 놀기에만 바빴다. 그래서 1학년이 끝나갈 시점에도 내가 뭘 배웠고, 교대에 와서 무엇을 얻었는지에 대한 결과물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2학년을 맞이하고, 학업에는 예전보다는 신경을 썼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실질적으로 배운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대학 생활을 하면서 결국에는 회의감이 들었고, 과연 내가 교사로서 적성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교대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내 자신의 선택보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권유가 더 컸다.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만 해도 교대에 간다는 것은 내가 지향하는 목표가 없어졌을 때라고 생각했고, 점수에 맞춰서 가는 곳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막상 교대에 입학하고 나서도 의욕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대학 생활을 어떻게 즐겨야할지의 계획은 세웠지만 예비교사로서의 계획과 비전은 깊숙이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교과교육론의 수업이 많아지고, 실제 모의수업을 하게 되면서 교사에 대해 한발짝 더 다가 서게 된 느낌이 들었다. 2번의 교생 실습과 멘토링을 통하여 아이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고, 특히 멘토링은 거의 1년동안 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고, 내 꿈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에는 나의 교사의 적성에 대한 의문을 품었고, 그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만 지금에서 드는 생각은 적성이 맞는지 안맞는지의 여부보다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3학년이 된 지금에서야 구체적인 비전을 세워보려고 한다.
5년 후, 30살도 안 된 미숙한 초보 교사일 것이다. 멘토링과 교생 실습을 접해봤다지만 실제로 현장에 나가 담임 교사가 되고 아이들의 생활 지도, 인성 지도, 업무 등을 동시에 처리하기에는 상당히 서투르고, 실수도 많을 것이다. 이 때는 무엇보다도 뚜렷한 교사상을 세우는 것을 우선시 할 것이다. 학급을 어떻게 운영할 것이고, 이상적인 교실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해보게 되고, 시행착오들도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바람직한 교사로서의 모습이 무엇인지 뚜렷한 교사관을 세워 학급 경영 철학을 확실히 세울 것이다.
10년 후에는 교사라는 직업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을 시기이다. 이 때에는 아이들에 관해 많이 연구하고, 공부할 것이다. 신입교사였을 때는 자기 자신 추스르기도 힘들었을 테지만 10년이라는 경력이 쌓이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 여유를 갖을 것이다. 아이들의 고민을 잘 들어줄 것이고, 항상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들을 것이다. 아이들의 말 못할 고민을 나에게는 편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따스하고 인자한 선생님이 될 것이다.
20년 후에는 교사직에서 베테랑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이다. 상황에 맞게 아이들을 지도하는 법도 능숙할 것이고, 나름 교직에 대한 지식도 많이 쌓여있을 거라고 추측한다. 20년이라는 오랜 기간 한 직업에만 머물러 있게 되면 내 자신이 게을러 지고, 편안한 것에 안주하는 삶을 살 것 같다. 교사는 항상 노력해야 하고,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심이 흔들릴 수 있는 시기에,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공부 하는 것이다. 포괄적인 공부 말고, 어느 한 분야를 대학원이나 연수를 통해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그 분야는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능력을 교직에도 활용하여 아이들과도 공유할 것이다.
30년 후에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그동안의 있었던 교직생활을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을 것이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이루었던 성과들과 많은 실수들, 아쉬웠던 점들 등을 반성해보는 시간을 갖으며 자신이 몸 담아왔던 30년의 생활들을 마무리 할 것이다. 또한 예전에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신입 교사들에게도 지침서가 될 수 있는 책을 출간할 것이다. 노후생활에 관한 계획들도 차츰 준비하여 퇴직을 하고 나서도 여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