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의 나는 아이들을 정말 예뻐했었다. 그래서 사촌동생들은 언제나 내가 돌보았고, 나의 사랑이 가득 담긴 마음을 느꼈는지 아이들은 나를 잘 따랐었다. 나에게는 10살 터울 이내의 사촌동생들이 5명이나 있는데, 거기서 나는 항상 대장이었고 어렸을 땐 정말 많이 어울려 놀았었다. 그랬던 동생들이 이제는 다 커서 성인이 되었지만, 만날 때마다 우린 종종 어렸을 적 얘기를 한다. 어렸을 때의 나는 사촌동생들에게 항상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싶어 하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했다. 동생들을 데리고 앉아 노래를 가르쳐주고 춤도 가르쳐주고 그림을 그려서 색칠공부도 시키고 나 역시 초등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방학, 겨울방학엔 엄마와 함께 갔었던 시립도서관에 혼자 동생들을 데리고 가기도 했었다. 그 곳에서 몇 시간씩 앉아 동생들과 책을 읽고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도 해보고 돌아와선 함께 연극도 만들어 친척 어른들에게 보여드리기도 했었다.
그 때부터였었던 것 같다. 막연히 ‘선생님’이 되어야지... 싶었던 건. 나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고 무언가를 가르치고 함께 나누는 것 역시 좋아한다. 그러나 앞으로 수백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될 예비교사로서 단순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교사가 될 사람에게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음가짐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아이들 앞에 섰을 때 당당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하고 나 자신을 갈고 닦아야함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다 보면 내실있고 꽉 찬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보다는 그저 과제에 허덕이고 돌려막기식으로 과제를 해결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교사로서의 비전 같은 것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번 과제를 통해 나의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를 그려보면서 적어도 교사로서의 나의 미래를 꿈꿔보고 계획과 틀을 잡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1, 2학년 때 처음 참관실습을 나갔을 때의 그 월요일 아침,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마주했을 때의 가슴벅참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아직 정식 교사가 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평생을 함께 호흡하며 일할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직업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년 후 - 아직 완전히 숙달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나 업무에 익숙해 졌을 것 같다. 그리고 이쯤해서 교육대학원에 다니고 싶다. 현재 나의 친구는 교사 3년차인데 이 친구도 내년쯤에 교육대학원에 등록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아동문학쪽에 관심이 많은데(현재 과도 국어교육학과이기도 하고) 이쪽에 관련된 대학원 전공을 하고 있을 것이다.
10년 후 - 교사가 된 지 10년 후 쯤이면 아마 나만의 노하우 몇 개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북아트를 배워서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고 나누고 싶다. 특히 사회나 과학시간에 활용한다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도 좋고 창의력도 생길 것 같다. 또한 나의 대학원 전공을 살려 책을 이용한 수업도 많이 하고 아이들과 함께 연극도 만들어 보고 하면 좋을 것 같다.
20년 후 - 이 나이부터 나의 마지막 계획인 ‘공부방 만들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또한 봉사활동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전 대학에 다닐때에는 봉사활동 동아리에 들어 적어도 한달에 2번 이상은 자림원이나 고아원, 요양원에 찾아가서 봉사활동을 하곤 했었는데 퇴직 후에는 자그마한 공부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도 해야 할 것이고 미리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될 것 같다.
30년 후 - 이쯤이면 나는 아마 퇴직을 했거나 퇴직을 고려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교사를 그만둔다고 해서 영원히 아이들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고 아니면 혼자서라도 ‘공부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지만 오고 싶은 학생이라면 누구든 올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 같은 공간을 만들어 엄마같은 어쩌면 할머니같은 따스함으로 아이들을 품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