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권은미

미래 교육 2011. 6. 3. 18:45

 나는 28살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다. 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상상만 해도 정말 기쁘다. 하지만 초반에는 업무에 지치고 아이들과 만나는데 서투르고 해서 결국 퇴근 후에는 피곤해서 돈 쓸 시간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선생님이 되어서 처음으로 받은 월급은 고스란히 엄마를 갖다 드릴 것이다. 첫 여름방학 때는 엄마와 함께 단 둘이 제주도로 여행도 떠날 것이다. 그 외에 대부분의 월급은 적금통장에 차곡차곡 쌓아놓을 것이다.

  나는 29살 가을에 남자친구와 결혼을 할 것이다. 엄마는 내게 3년동안 결혼하지 말고, 돈을 벌라고 하셨지만 서른 넘어서 결혼하기는 싫다. 보통 아홉수에는 결혼을 안 한다고 하지만 남자만 아홉수가 아니면 괜찮다고들 한다. 결혼사진에 예쁘게 나와야 되니까 29살 여름부터 필사의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드디어 30살. 임신을 한다. 첫 아기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아기를 세 명 낳을 것인데 아들, 아들, 딸 순서로 낳고 싶다. 아이 한 명 키우는데 드는 돈이 1~2억 정도 든다고 하는데, 나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사고로 자기 숟가락은 자기가 물고 태어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29살 겨울에 임신을 하면 30살 봄 혹은 여름정도에 태어날 것이다. 아기를 낳으면 출산휴가만 쓰고, 육아휴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부모님이나 남자친구 부모님께 아기를 봐달라고 하고 계속 선생님을 할 것이다. 육아휴직을 쓰고 쉬면 그 다음부터는 일하기 싫어질 것 같다. 젊을 때 바짝 벌어놓아야 퇴직하고 좋으니까 열심히 일해야 한다.

  아들 두 명은 1~2년 터울로 기르고 싶다. 그러려면 31살 혹은 32살에 임신을 또 해야 한다. 두 아들은 뽀로로보다 나를 더 좋아하게 키울 것이다.

  딸은 30대 중반 정도에 낳고 싶은데 아들 두 명이 딸을 예뻐해 주고, 지켜주게 할 것이다. 딸은 예쁨만 받으며 자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아들들과 터울지게 낳는 것이다. 셋째를 낳으면 나는 육아휴직을 할 것이다. 남편은 여전히 돈을 잘 벌어야 한다. 첫째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둘째 아이는 어린이 집에 다니고, 나는 집에서 예쁜 딸을 키우면서 나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이 제일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열심히 사랑할 시기가 이때일 것 같다. 죽을 때 되면 내 30대 중반~40대 초반까지가 제일 생각날 것이다. 애들 어릴 때가 엄마, 아빠는 제일 행복할 때니까 말이다.

  40대가 되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나는 이때쯤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엄마로 기억되고 싶다. 그래서 이때 다시 공부를 하리라 생각을 하긴 하는데 과연 이때가 되도 이 생각일지 궁금하다. 아무튼 40대에 대학원을 다니느라,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일하느라 나는 나대로 바쁘겠지만 집안일이나 육아 등을 남편이 많이 도와주어 나는 모든 일이 한결 쉬울 것이다. 그래도 틈틈이 가족여행은 자주 다닐 것이다. 무조건 가고 싶으면 갈 것이다. 시험이나 공부가 아무리 중요해도 가족이 제일 먼저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

   드디어 50대다. 다른 선생님들은 승진이다, 교감선생님이다 준비할 것 같은데 나는 별로 그럴 생각이 없다. 아이들과 아웅다웅 하다가 퇴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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