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실과교육과 이유미

미래 교육 2011. 6. 3. 18:57

 사실 교사의 비전을 생각하기에 나의 처음은 너무 초라하고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었다. 교대에 진학해야 겠다고 생각한 건 안정적이고 편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가능성안의 직업들 중 교사가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비전상은 오히려 전주교대에 들어오고 나서 많은 강의와 과제를 통해 세워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난 5년전까지 전혀 내가 교사가 될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심지어 나는 초등학생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교사의 비전을 세우기위해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나에게 선생님이란 어떤 존재였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초중학교때의 선생님들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남아있지 않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고, 또한 나에게 있어 그저 중학교 선생님들은 지식을 가르쳐주기 위한 분들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때와 3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같았는데 화학전공 젊은 여자 선생님이셨다. 선생님께서는 반아이들에게 생일월에 맞는 좋은생각 책에 짧은 글을 넣어 선물을 해주셨다. 겉으로 전혀 다정다감한 분은 아니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무서워할 만한 카리스마를 가졌으면서도 속으로는 정을 보여주시는 분이셨다. 마치 친구같이 별명으로 부르시기도 하셨다. 또 3학년 때는 내가 친구들과 노는 거 좋아하고, 쉬는시간마다 복도에서 떠들고 공부에 많은 열의를 보이지 않으니 어느날 날 교무실로 부르셨다. 이제 고3이니 열심히하라는 내용이었는데 그 때, 나는 계속 눈물이 났다. 꾸중을 듣는데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고 날 사랑해주셔서 하시는 말씀이구나하고 느꼈다. 내가 학창시절 12년 통틀어 나에게 가장 각인된 선생님이 이 분뿐이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교사상이라고 하면 그 당시에는 그렇게 못 느꼈는데, 그 때의 선생님과 닮아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 큰 잘못을 하여 교무실앞에서 하루종일 무릎꿇고 손을 들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학년부장선생님은 징계를 줘야 하나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그 때 친구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벌을 받고 있었는데 난 그냥 눈물을 보이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눈물이 나올 것 같지만 참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후 담임선생님께서 교무실앞으로 내려오셨는데 갑자기 선생님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을 터뜨렸다. 선생님은 그냥 토닥거려주셨는데, 그 때는 선생님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없었는데도 그냥 마음이 편안해져 또는 내 편인 것 같아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또 선생님께서는 수업도 정말 잘 가르쳐주셨다. 무섭기도 하고 지각을 하면 벌도 엄하게 주셨지만, 나는 왠지 선생님으로부터 정이 느껴졌다.

 

 내 인생에서 돌아본 나의 교사상은 초등학교 때 조용하던 나와 같은 아이를 챙겨주고 관심가져줄 수 있는 교사, 고등학교 때 담임샘 같이 여러면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교사이다.

 

 구체적으로 내가 되고 싶은 교사상은 먼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사랑과 정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학창시절에는 특히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학생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칭찬 한 마디 들었을 때와, 나에게 아무런 관심을 가져주지 않은 것에 아이들은 많은 차이를 느낀다. 아마 내가 초등학교 선생님들과의 기억을 모두 잊은 것은 이러한 조그마한 차이일 것이다. 마음은 마음끼리 통한다고 교사가 꾸중을 한 대도 사랑과 정을 담은 것은 꾸중을 통해서도 아이들은 행복감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사랑과 정으로서 아이들을 대한다면 아이들을 이해하는데도 공감을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능력의 씨앗에 물을 뿌려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공부만이, 성적만이, 등수만이 전부인 아이들에게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잘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정책만 생각나면 답답한 마음뿐이다. 그저 줄 세우기식의 교육만 팽배하고 있고, 초등학생들은 방과후에도 학원에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하루를 보낸다. 이러한 때에 학업성적이 좋지 못한 아이는 상대적 박탈감과 자존감의 하락 등 자아형성에 여러 문제를 만들 수가 있다. 그래서 공부가 다가 아닌, 공부도 능력 중에 하나이고, 또 공부를 썩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도 공부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개개인 학생들의 능력을 끄집어 내고, 키워줄 수 있는 교사말이다. 아무리 못나 보이고 어리숙해 보이는 학생들이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교사가 먼저 알아차리고 그 능력의 씨앗에 물을 뿌려 아이들이 찬란한 꽃이 되어 자신도 만족하고, 사람들에게 행복함과 향기를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위에서 언급한 교사상은 교사의 태도면에서 내가 되고자 하는 부분이다. 학생들을 대할 때 나의 마음가짐이다.

 

 나는 참 하고 싶은 것도 욕심도 많다. 그리고 한 번하면 잘하고 싶기도 하다. 훗날 나의 모습을 상상하였을 때 나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 글을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체계적으로, 구조적으로 생각해보았다.

 

 28살에 첫 발령이 나니 30살때까지는 교단에 적응하기 바쁠 것이다. 30살에 결혼할 예정이고, 후에 대학원을 진학할 것이다. 이 때 전공은 수학교육과 아동심리를 배우고 싶다. 먼저 수학에 대해서는 내가 학창시절부터 제일 좋아한 과목이고, 지금 수학교과교육론 수업을 듣고 있는데 아이들이 수학을 배워가는 원리가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수학을 학생들은 제일 어려워한다. 공식도 너무 많고, 숫자와 계산이 나오니 학생들은 수학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수학은 단계적학습의 대표적 과목으로 초등학교 때 토대를 제대로 닦아 놓지 않으면 중, 고등학교때도 수학을 쉽게 잘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수학교육을 전공해 수학의 원리와 교수방법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학생들에게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쳐주고 싶다. 난 공부를 공부로 생각하면 공부가 어려워지고 재밌다고 생각하면 공부가 쉬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교사가 되고 싶은데, 이 것은 교사의 전문성과도 연결이 된다. 교사가 더 많이 알면 알수록 학생들은 더 쉽게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아동심리에 대해서는 이 학교에 입학해 하고 싶다고 느낀 공부였는데, 내가 교사생활을 하면서 만나거나 스쳐지나갈 아이들은 수없이 많다. 직업상 자라나는 아이들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이 때 그 학생들을 공부, 외모로만 판단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의 마음도 엿볼 수 있고, 그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이해하지 못하면 가르쳐‘낼’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시각에서 아이들의 생각으로 아이들의 마음으로 같이 세상을 이해해 간다면 교실이라는 공간은 교사와 아이들의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예술의 공간이 될 것이다. 또한 세상이 각박해져 가면서 이미 마음에 상처가 많아 치유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아이는 내게 짐, 방해자일 뿐이지만, 함께 아파하고 함께 치유해 나간다면 그 아이는 내게 보물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35살부터 40살까지는 외국에 나가 교육에 대해 더 심도깊은 공부를 하고 싶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지고 어떤 창의적이고 색다른 방법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많이 배우고 싶다. 외국에 나가 살면서 눈을 넓히는 기회를 가지고 싶고, 내가 대학원에서 배운 것을 써먹어 보고 싶기도 하다. 이 시기엔 나의 교육적 지식의 적용과 또 그로 하여금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다. 외국이라 함은 내가 기회가 되는 한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관계가 없을 것이다. 언제나 새로운 경험은 나에게 배움의 자극이며, 소스가 될 것이다.

 

 40살부터 45살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수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인생의 쉬는 시간이라도 해도 좋을 만큼 평온하고, 평범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그냥 보통 선생님으로서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삶을 살고 싶다.

 

 45살부터 교단을 벗어나 아이들이 아닌 교사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 지난 학기에 장학사 강사님이 오셔서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전해주고 가셨는데 그 분은 대학에서 강의도 하시고 교사들도 가르치는 일도 하셨다. 그 분을 보면서 교사 30명에게 참된 교육을 가르치는 일이 학생들 900명에게 참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실제로 이 교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훗날 모두 교사가 될 것이지만, 어떻게 저 사람이 교사가 될 자격이 있지란 생각이 들만한 사람들도 보았다. 그들을 보면서 저 사람보다 그 사람 밑에서 배움받는 학생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교사들에게 바른 교육과 교사로서의 마음가짐, 태도를 가르쳐줄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고 싶다.

 

 더 나이가 들어 50대가 되면 구체적인 인물상이나 구체적인 직업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교육제도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 교육현실은 참담하다. 하지만 일개의 평교사의 자격으로서는 그저 교육청, 교장선생님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물론 소신을 가지고 교육을 할 수 있지만 엄연히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내가 더 힘을 길러 바른 교육으로, 정의적, 인성, 인간적인, 따뜻한 교육을 위한, 그런 교육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교육에 발을 넣을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과 가슴으로 대화해보지도 않은, 오직 경제논리만으로 교육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논한다는 사실은 모순이고, 어불성설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한없이 평교사로만 남고 싶지 않다. 또한 사생활에 만족하여 매너리즘에 빠져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습관처럼 버릇처럼 되어버린 교사가 되고 싶지도 않다. 아이들을 위해 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또 무엇이 아이들이 재미있게 공부를 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평교사로서는 내가 고민했던 것을 이루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진정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여 큰 교육이라는 틀을 만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먼훗날 이 비전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내 모습이 이 것과 닮아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비전을 써봄으로써 교사로서의 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교사란 직업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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