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박수빈

미래 교육 2011. 6. 3. 23:01

올해 초, 겨울 방학 때 인문학과 관련된 책을 하나 읽었다. 어느 교육학자의 말이 기억나는데 대강 이랬다. “교육은 삶과 앎의 언저리다.” 이 말을 현실 교육에 비추어 보았다. 앎에 치중되어 있고 그렇다고 앎이 제대로 학생에게 전해지는지도 의문이다. 교사의 역할은 삶과 앎을 조화롭게 가르치는 것이다. 학생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참된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한다. 또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 자신의 부단한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학창시절 동안의 지긋지긋한 책상냄새, 분필가루 날리는 학교로 다시 돌아가 앞으로의 인생 절반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더 놀라운 것은 내 역할이 바뀌어 교사로서 학생 앞에 선다는 것이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가르쳤던 선생님들을 떠올려 보면 이름조차도 다 기억나지 않는다. 원수처럼 또렷하게 기억나는 사람이 없는 게 다행이지만 내게 큰 영향력을 미친 스승도 없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단지 1년간 같이 지낼 교사라면 내 스스로가 공무원에 지나지 않는다. 먼저 마음가짐에서 교사다운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교사다운 교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우선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춘 교사라고 본다. 오늘날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은 너도나도 교육 전문가이다. 교육 쟁점, 문제에 대해서 각자가 입장을 갖고 소리를 낸다. 그런데 정작 현직 교사들은 침묵하는 모습이다. 교사는 교과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가르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물론이고 자기만의 교육관과 교육철학을 분명히 정립하여 소리를 내고 학교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즘 부쩍 교육과 관련한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다. 대학 등록금 문제, 무상 급식 등 여러 이슈를 보면서 나름 생각을 정리하고 고민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 나름의 교육을 바라보는 소신이 생겼다.

 

5년이 지나면 아마 교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내 고향이 경북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기를 희망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아이들에게 선생이라 불리며 학교에서 근무하게 될 텐데 5년 후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학생 때 미술교사가 나에게 했던 한 마디가 기억난다. “아무리 노력해도 촌에서는 의대 못 간다.”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는 교사, 잘못이나 실수를 넓은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현장에서 교사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고 아이들의 잠재력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한 것들을 끄집어내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번 학기에 좋은 교사 아카데미를 들었는데 많은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게임을 통한 협동 학습, 미술치료, 독서 지도가 특히 기억이 난다. 이와 같이 좋은 교수 전략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소개된다. 교사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가르치는 것이 반복적이고 습관화 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그래서 교직 생활을 10년 정도 하다보면 열정이 식고 시들해지는데 이럴 때 일수록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찾아보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10년 이상 교직경력이 되면 어느 정도 교장, 교감 선생님 눈에 거슬리지 않는 법도 알고 어떻게 하면 쉽게 쉽게 가는지도 알 때이다. 30대 중후반이므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마음보다는 가정을 지키고 자녀 양육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쓴다. 직장이나 사회에 안정감을 느끼면 발전이 없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그 시기가 된다면 삶에서 신선한 기운과 충격을 받기위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도전해서 지금까지의 삶을 재 정돈해 보고 남은 교직과 인생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도전하고 싶은 것은 하프마라톤, 국토대장정, 해외 배낭여행 등 무척 많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기 전에 자신의 삶도 책임져야할 사람이다. 꿈과 비전, 희망이 없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큰 꿈을 심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먼저 나 자신이 인생의 주연으로 삶을 살아야한다. 그리고 앎에 대한 관심이 예비 교사인 나에게 필요하다. 단순히 교육학적이고 내용적인 지식만이 아니다. 머리만 차갑지 않고 가슴도 따뜻하게 만드는 그런 앎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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