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이사연

미래 교육 2011. 6. 3. 22:53

보통 어린아이와 청소년에게는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이 질문에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뭐 별로 어울리진 않네” 이런 류 였다. 어렸을 때부터 울보에 조심성 없고 섬세하지 못하며 왈가닥이었던 나에게 사실 앞에서 이끌어 가는 지도자인 선생님은 그다지 매치가 되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내가 나의 꿈을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정하고 그 후로도 변한 적이 없는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1,2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같은 분이셨다. 이 선생님은 ‘추악한 선생님’이시다. 어린아이들을 때리길 서슴지 않으시고, 소통이나 이해하지 않으시며, 부모님께 뒷돈을 대놓고 요구하고 받은 액수대로 자리를 앉히시는 그런 선생님이셨다. 어떤 상황에서 잘못을 똑같이 했는데도 부자인 아이는 벌을 면제하고 나는 그대로 벌을 받았던 적이 있는 것을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2년 동안 이 분을 보면서 ‘나는 저 선생님과 정말 정반대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 버려서 저 선생님에 대한 나름대로의 복수를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교사에 대해 생각해 온 것은 만족스럽고 훌륭한 수업, 원활한 동료 교사와의 관계, 능률적인 업무 처리 등을 다 떠나서, 학생들을 이해할 줄 알고 한 명 한 명 모두 다 가슴 깊이 사랑하는 것이다. 학생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 잘못을 벌할 생각부터 드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이 되기까지를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또한 내가 학생시절 때 정말 싫어했던 편애하는 행동도 절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교사의 첫 임무는 훌륭한 수업을 이루어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교사이기 전에 인간적인 스승이 되고 싶다.

 

5년 후 나는 초임교사가 되어 초심의 마음으로 온 열정을 다 바쳐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을 것이다. 흔히 사람은 초심을 잃게 된다. 안일해지거나 기대한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 5년 후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처음 지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나의 시험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됨으로써 맛보는 좌절을 실패라고 여기지 말고, 내가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기는 내가 선생님으로써 아이들과 나이차가 가장 적게 나는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 겪는 아이들과의 대화나 소통을 끝까지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10년 후에는 수업을 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 능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업 이외의 것들에 신경을 많이 쓸 것이다.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발견하고 이끌어 내는 것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한 뒤 적용하고, 심리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심리 상태와 인성을 관찰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아직 선생님의 나이로는 젊은 축에 들기 때문에,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서도 스포츠 활동이나 기타 취미 생활 등을 에너지가 넘치게 열정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20년 후에는 학생들의 학부모와의 나이가 얼추 비슷해지게 된다. 학생들이 다 자식과 같은 나이인 셈이다. 학부모들과 연대의식을 가지고 소통하며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흔히 부모님들이 자식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편견으로 판단하는 일이 발생하듯이, 나 또한 이 나이가 되면 학생들을 내 기준과 잣대로 해석하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앞서 말했듯이 초심을 잘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 시기이다. 사실 30~40년 뒤에는 부모님보다는 원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를 더 잘 이해해주시는 것처럼

오히려 학생들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자신의 아집에 빠지고 색안경을 끼고 아이들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끊임없이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30년 후에는 정년으로 접어드는 시기이다. 나는 지금까지 정년이 되어간다는 이유로 교사생활을 성실히 하지 않는 선생님을 여럿 보았다. 끝까지 사명감을 가지고 교사생활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나이인 만큼 고리타분하고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를 방지하려면 보다 젊은 교사 시절에 융통성 있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유지해나가야 한다. 정년퇴임 후에는 여유를 가지고 휴식기에 접어들 것이다. 이시기에 때때로 찾아오는 제자들이 생겨나고 거기서 보람을 얻게 되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부단히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30년 뒤의 일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렴풋이라도 미리 생각해보고 설정해 놓아야 바른 길로 갈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마주치게 되는 고난이 얼마나 다양하고 얼마나 많은 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즐거움이 그것을 이길 수 있다고도 한다. 아이들과 진정으로 함께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보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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