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초등교육과 정도원

미래 교육 2017. 6. 4. 23:55

  내가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꿈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이 다 끝날 무렵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 전까지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긴 했지만, ‘내가 어떻게 초등학교 선생님을 해?’, ‘나를 만나는 학생들이 불행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과 교대에 입학하기에는 모자랐던 성적이 내가 초등학교 교사라는 꿈을 확고히 가지게 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했다. 그러다가 문득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완전히 좋은 선생님일수는 없지만,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나의 노력과 사랑으로 아주 작은 변화이더라도, 긍정적 변화를 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선생님이란 직업은 어떤 직업보다 뿌듯함을 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뿌듯함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서서히 커졌고, 꼭 하고 싶다는, 내 꿈에 대한 확신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가장 가치 있는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직업군이 바로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 중에서도 초등학교 선생님이 가장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냐에 따라 그 해 1년이 아주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고, 생각하기도 싫은 아주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도 그렇겠지만 초등학생들에게는 그 영향이 훨씬 클 것이다. 이 생각이 나의 비전과 연결된다. 교대 2학년 1학기 때까지는 예전에는 학생들에게 끔찍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교사만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 것 외에는 나의 교직관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2학년 2학기, 그리고 3학년 1학기를 겪으면서 끔찍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교사만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나 하는 생각에 반성이 된다.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생각해도 될까 말까한 일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했다는 생각에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실제 교직에 나가 다양한 학생들과 다양한 학부모들, 그리고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나와 잘 맞고 객관적으로 좋은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게 하기는 힘들지만,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그 사람이 정말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면 객관적으로 인정해 주고 존중해주려는 태도를 길러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배움에 대한 이야기를 빼고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수업을 잘 따라오고 공부에 흥미를 가지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이와 반대로 가정환경, 공부에 대한 능력 등에 의해 학습찬찬이가 된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학생들을 기다려주고 존중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를 바란다. 공부가 인생에서 전부가 아니기에, 초등학교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진정으로 배우고, 함께 활동하며, 즐길 수 있는 학생들이 되도록 도와주고 싶다. 나아가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학교에서의 다양한 배움에서 진정한 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싶다.

  또 학생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작년에 교생을 나갔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다그쳐도 아이들은 알아요. 제가 자신들을 미워해서 다그치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정말 인상 깊었다. 평소에 자신들에게 사랑을 보이지 않는 선생님이 혼내는 것과, 사랑을 보이는 선생님이 혼내는 것은 아주 다를 것이다. 사랑을 보이는 선생님이 다그치는 것은 선생님이 나를 사랑하시는데, 내가 잘못해서 선생님이 나를 혼내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는 반면 사랑을 보이지 않고 다그치는 것은 , 난 별로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날 싫어해서 혼내는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이 평소에 나를 통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어떤 학생이든 말이다.

  선생님을 하는 도중 의도치 않게 역경에 부딪혀 잠시 나의 비전을 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아주 잠깐이 되도록, 언제든지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지금 나의 비전을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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