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가 되자는 큰 꿈을 갖고 교대에 들어왔던 사람이 아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재수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내가 장래희망으로 생각해왔던 것은 소아외과 의사였다. 하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탓인지 의대에 진학하지 못했고, 의사라는 직업을 교대 2학년 까지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2학년 2학기 말이 되어가자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디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교사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바라봤던 선생님들은 어떠하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이후부터 내가 어떤 교사가 되고자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가까이 있는 닮고 싶은 어른인 교사가 되고 싶다. 교생 실습을 나가서 확실히 느꼈던 점이 바로 학생과 교사는 어떻게 만들어 가는 가에 따라 그 거리가 정말 가까워 질 수도, 한 없이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교사와 학생은 사실 끊임 없이 상호작용하는 관계이다. 하지만 이 상호작용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서로의 관계가 많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대하고, 학생의 눈높이를 맞춰 생각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 학생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학생과 심리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생과 가까운 사람이 된다면 보다 학생을 잘 이끌어 줄 수 있고, 그들의 학습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닮고 싶은 어른이라는 점은, 학생들에게 있어서 교사인 나 자신이 당당해지자라는 생각에서 기인했다. 단순히 선생님으로 지식만을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동등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미래를 꿈 꾸었을 때 자신이 바라는 이상향의 모습에 내가 있을 만큼 학생들에게 자랑스럽고 당당하며 충분히 닮을 점이 많은 좋은 교사가 되고 싶어서였다. 닮고 싶은 어른이라는 것은 거창하게 무언가를 이루어내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가 높다기 보다는 '그 선생님 참 좋은 선생님이셨어, 정말 괜찮으신 분이야.' 정도의 생각으로 회상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학생 개개인은 교사와도, 학생들 각각과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되, 누군가의 좋은 점을 본받고 싶고 닮고 싶다는 것은 그 다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 가까이에 있는 닮고 싶은 어른으로서의 교사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