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꿈을 가지고 교대에 온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극히 드물 것 같다. 나 역시 성적에 맞고 직업의 안정성 때문에 온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이다. 교대에 입학함과 동시에 ‘왜 교사가 되려하는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들어왔다. 1학년 때의 나는 ‘어쩔 수 없이 교대에 왔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해보고 싶다.’라 대답을 했고, 2학년 때의 나는 ‘선생님을 향한 아이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좋다. 아이들이 학교, 교실을 좋아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라 대답했다. 그리고 3학년의 반을 지낸 지금. 나는 1학년, 2학년 때에 훨씬 혼란스럽다. 아마 그 때와 달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왜 교사가 되려는지에 대한 고민은 이미 할 시기가 지났다고 생각한다. 이미 나는 3학년이고, 교사라는 직업과 상극이지 않으니 임용을 보고 교사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어떤 교사가 될 지가 더 중요하다 생각이 들어 곧 다가올 교실에서의 나를 생각했다.
선생님이 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먼저, 아이들에게 학습에 대한 부담을 전혀 주고 싶지않다. 컴퓨터 한글을 배운다든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법을 배운다든가 모든 것이 공부이고 학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앉아서 문제 푸는 것이 학습이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부담을 지워주고 싶다. 정말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서 배우도록 하고 싶다. 물론 이 과정이 굉장히 험난할 거라 생각이 든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하며 아이들이 배우고 싶지 않아하면 어떤 대처를 해야할지, 피드백은 어떻게 해야할지는 지금의 나도 모르지만,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다. 아직 현실과 마주서지도 않았는데 내가 벌써 꼬리를 내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아이들은 수업시간조차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기다릴 수 있는 선생님이 될 것이다. 학습의 진행이 느리다면 기다렸다가 같이 가고, 생활지도 면에서도 빠르게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고 아이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어른으로써 기다려줄 것이다. 선생님이 기다려 줌으로 인해 아이들이 시간이 걸리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의 잠재력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선생님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다양한 시각을 존중해 줄 것이고, 아이들이라고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선생님보다 더 잘할 때도 있고, 바르게 행동할 때도 있다 생각한다. 나보다 ‘어리다’는 편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더하여, ‘아이 자체’에 대한 편견도 가지지 않을 것이다. 낙인을 찍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가능성에 대해 무한히 열어놓을 것이다. 이 부분이 제일 걱정된다. ‘나도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라 아이들을 평가해버리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도 필수겠다.
지금의 나는 이런 선생님이 되고싶다. 시간이 지나거나, 내가 깨닫는 게 있을 때마다 보완되거나 바뀌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이 웃고 행복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