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가 되고 싶어서 교육대학교에 진학한 것은 맞지만,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내가 왜 교사가 되려고 하는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에 얼버무리는 상태였다.
그러던 내가 위의 물음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찾게 된 것은 우연히 나의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을 읽은 이후였다. 일기의 내용은 6학년 때 교실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급식실 아주머니의 가방에 있던 현금 60만원이 통째로 사라진 일이 있었다. 그 날 우리 담임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와서 사건에 대한 설명은 전혀 해 주지 않고 다짜고짜 모두 가방을 책상 위에 올리라고 화를 내었다. 그 다음 선생님은 학생 35명의 가방을 하나하나 탈탈 털면서 검사했었다. 범인은 우리 반에 없었다. 나중에 밝혀진 것인데 60만원을 훔친 것은 학교 근처 피자 가게 직원의 소행이었다.
그 때도 그랬지만 지금 생각해 보아도 이 선생님의 행동은 잘못되었다. 당시에 학부모님들도 이와 같은 선생님의 대처에 대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냈었다. 그 이유는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을 신뢰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전혀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일기를 읽으면서 아이들을 먼저 믿어주는 교사,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교사가 되기로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일기를 읽고 그 사건을 다시 떠올리면서, 교사가 먼저 아이들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교과 내용 지도든 생활 지도든 무엇이든 하려고 하는 모든 것이 어긋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고 따라서 우리도, 학부모님들도 담임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담임선생님처럼 ‘사건’에만 집중하여 절대 충동적으로라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고, 믿지 않고 경계부터 한다면 무엇이든 시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편견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먼저 믿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