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꼴찌는 행복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나는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꼴찌들의 행렬에 껴본 적은 없다. 재수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무조건 부모님이,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왔고, 그 길을 벗어나면 매우 잘못되는 것처럼 받아들여 보통 학창시절에 한번 쯤 해봤을 만한 것들도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이런 내가 꼴찌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느끼는 감정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학교 다니던 시절, 교실의 분위기만 생각해봐도 우리나라의 교실은 꼴찌들도 행복한 교실이 되지 못했다.
대학교에 오기 전까지 초, 중, 고등학교를 지내오면서 꼴찌들과 상반된 나를 보면서 현재 내 위치에 안도하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졸거나 빠지기 일수 인 그들을 보면서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책임이 있으며 자기 자신이 초래한 문제라 안일하게 생각하고 그것이 이상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내가 교대에 오면서 소통해 보지 못했던 그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또 고3인 동생이 그 꼴찌들의 행렬에 끼기 시작하면서 나는 거의 처음으로 그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고민을 통하여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은 꼴찌들은 꼴찌가 되는데 자기 자신에게만 책임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학교수업을 따라가거나 앞서가는 나에게 따라오지 못하는 그들은 그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 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리나라의 상위권 아이들 위주로 돌아가는 학교수업을 받아온 나에게 새로 알게 된 독일학교의 교육방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엘리트를 위한 것이 아닌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학교는 공부밖에 모르고 오만한 엘리트를 비난하기까지 한다.이러한 독일학교에서 예습은 다른 학생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데 방해되는 요인으로 교사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 수업시간에 대답 잘하고 많이 아는 아이가 예쁨 받는 우리나라와 상반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과외 또한 독일에서는 엘리트의 예습을 위한 것이 아닌 꼴찌들을 위한 것이다.
여기서 예비교사인 나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오만한 엘리트들을 양성할 것인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것 인지. 나에게 둘 중 정답은 정해져있다. 왜 학교는 오만한 엘리트들을 양성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내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현재 경쟁적인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만한 엘리트가 되어야하고 또 그 오만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오만한 엘리트가 되어야한다. 이러한 사회의 상황 속에서 학부모들은 자식이 오만한 엘리트가 되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 속이라면 학생들은 살아남기 위해 오만한 엘리트가 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이 오만한 엘리트를 양성하여 경쟁적인 사회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악순환을 그대로 이을 것인지, 그 악순환을 끊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지는 비록 악순환을 한 번에 끊을 수 없을지라도 추구해야 하는 것이 명확하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을 기르기 위해서 나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가장 먼저 우선시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한 인간으로서 인정하고 배려할 수 있는 것은 경쟁적인 사회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사교육으로 인한 선행이 만연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에게 변별력, 차별화 된 점수를 매기기 위해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부분을 시험에 낸다. 그에 따라 학교의 공교육에만 의존하는 아이에게는 좋은 점수가 주어지기 힘들고 학교는 학원에서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는 수준으로 멈춘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이러한 상황은 다른 친구들을 내가 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밟고 올라가야 할 경쟁상대로 만들기 밖에 못한다. 친구들을 경쟁상대가 아닌 서로 이끌어주고 함께 나아가야 할 대상으로 보아야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변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시험은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서 보며, 그 결과는 학생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교직에 서면 학생에게 시험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주지 않을 것이며, 학교에서 배운 것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시험에 내는 것을 지양할 것이다. 함께 해결해보는 과제지만 결과물의 순위를 매기지 않는 방식 등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협동해보는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