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실과교육과 김예진

미래 교육 2018. 6. 3. 13:54

나는 왜 교사가 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교대에 입학한 순간부터 나를 계속해서 따라다니던 것이었다. 오히려 교대에 입학하기 전 입시 면접을 준비했을 때는 이런저런 꿈들이 많았는데, 어느덧 교대 생활 3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그때보다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리기가 더 어려워진 듯하다. 친구 같은 교사,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사, 학생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교사, 혹은 잘 가르치는 교사 등 어떤 교사가 가장 좋은 교사인지에 대한 생각은 많았지만, 고민하면서 내린 나의 결론은 ‘발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과거의 나의 모습에 갇혀 있지 않고, 내가 가는 방향이 옳다고만 생각하지 않으며, 그 방향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거침없이 변화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대에 와서 2번의 교생실습 중, 한 번은 한글을 잘 받아쓰지 못하는 1학년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에게 한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다가 나로서는 약간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학생이 나에게 “선생님은 왜 그렇게 말이 빨라요?”하는 것이었다. 가족들과 친구들이 종종 나에게 말이 빠르다고 한 적은 있었는데, 그게 학생들에게 나의 말을 전달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실제로 그 학생에게 천천히 말해주니 그동안 잘 하지 못하던 받아쓰기도 잘 하게 되었고, 교생실습을 마치는 날에는 나에게 ‘선생님, 한글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쓴 카드를 전해주었다. 그 경험은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면서 초등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은 나의 과거 행동에 대한 잘못을 깨우치고 조금은 고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또 한 번은 복지관에 교육봉사를 갔을 때, 유독 나의 말에 반항도 심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항상 내 말과 반대되는 행동만 골라 했다. 나는 그 학생이 소위 말하는 ‘문제 학생’이기 때문에, 혹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라 사춘기이기 때문에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교대의 수많은 수업에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항상 문제의 원인을 학생에게서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함께 봉사하는 현직 선생님을 통해서 그 학생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삐뚤어진 것이 아니라, 교사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독특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사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그와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니 나에게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그런데 그 학생의 행동에 관심을 쏟아주고 어떤 점은 고쳤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다해 말해주면, 학생들은 내가 진심을 다해 말한 만큼 진심을 다해 대답하고 행동했다. 내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 정도의 노력조차 하지 않고 문제의 원인을 무조건 학생에게서 찾았다니, 학생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은 나의 잘못이었던 것이다. 위 두 사례에서는 초등학생의 말과 현직 교사의 조언으로 나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었고, 그를 통해 나는 과거보다 조금은 발전하는 교사가 될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을 잊지 않고 어떠한 문제 상황이 닥쳤을 때, 그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지는 않을까 늘 반성하며 그것을 고치고 발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발전하는 교사란 내가 원하는 교사상 중 어쩌면 가장 어려운 교사일 수도 있다. 나는 한 번 옳다고 생각한 일에 대한 고집도 세고, 항상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방향대로 일이 진행되어야 하며, 내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면 과감히 그러한 선택을 하는 것은 많은 노력을 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단점을 알고 있고 고쳐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반드시 변화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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