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실과교육과 김정은

미래 교육 2018. 6. 3. 20:51

교대에 입학한 이후로 비슷한 과제를 3번 정도 받아본 것 같다. 딱히 교사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 보지 않은 채로 주변의 권유로 입학을 했기 때문에, 1,2학년 때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확신이 없었다. 교대에 입학을 했으니 언젠가 교사가 되긴 될텐데 어떤 교사가 될 거냐고 물으면 '글쎄'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현재의 나와 교사로서의 나를 연결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런 주제의 과제를 몇 번 수행하면서 내린 결론은 '모두에게 좋은 교사는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단 한 사람에게라도 나쁜 교사는 되지말자'였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고 꽤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교사생활을 하는 동안 학생에게 상처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교수님께서는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하셨다. 좋은 일보다는 싫은 일이 더 잘 기억되기 때문이다. 나는 나름대로 회피의 의미도 담겨있는 목표였다. 모든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으로 보듬고 대하는 성직자로서의 교사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몫만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목표가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까 덜컥 겁이 나면서 다시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도 교사에 대한 분명한 확신은 없다. 그러나 교대에 다닌 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보다 구체적인 측면에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어떤 교사가 될까? 교사로서 내가 학생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와 같은 막연하고 큰 고민들을 했다면 지금은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선 이러이러한 역량이 필요할 것 같다'와 같은 작은 고민들을 하는 것 같다. 어떤 고민이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둘 다 필요한 고민이고 다만 내가 더 구체적인 고민을 한다는 것은 교사로서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어떤 교사가 될 것이냐는 물음에는 '모두에게 좋은 교사는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단 한 사람에게라도 나쁜 교사는 되지말자'라는 내 답변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모든 학생을 똑같은 크기의 풍부한 사랑으로 가르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나는 '풍부한 사랑'보다는 '똑같은 크기'에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나는 따뜻한 가슴을 내어보이는 교사보다는 어느 누구에게도 차갑지 않은 미지근한 교사가 되는 것이 더 우선 목표다.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섣부르게 학생들에게 다가가지 않는 것이다. 모든 학생에게 같은 속도로 천천히 다가가고, 학생들을 파악하고, 친해질 것이다.
그리고 나 스스로의 태도도 교사로서 현실적인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로 한층 성장했다고 본다. 다만 교수님이 말씀하신 교사로서의 나의 삶은 잘 그려지지 않는다. 과제를 위해서라도 학교를 벗어난 생활모습을 상상해보려고 했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내가 어릴 때부터 그리던 모습과 교사가 잘 매치되지 않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내 태도가 변화한 만큼 교사로서의 삶도 하나 둘 씩 구상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미래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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