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가장 닮고 싶은 선생님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당시의 담임선생님이라고 답할 것이다. 모범적인 학생으로 보이고 싶었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나름대로 노력했었고 또 그만큼 예쁨을 받는 학생이었다고 생각한다. 속으로는 철 없는 생각들을 많이 했었지만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책 잡힐 일이 많지 않았다. 2학년에 뵙게 된 선생님께서는 어떠한 직접적인 지적이나, 학생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 없이 아이들이 태도를 바꿀 수 있게 만드실 수 있는 분이었다. 아직까지도 신기한 경험인 것 같다. 수업이 지루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잠을 자고 나 역시도 수업을 듣는 것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해서 다른 공부를 하거나 집중하지 않거나 하는 일이 대부분인 수업이 있었다. 2학년 학기 초였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 그래서 수업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던 시기였다. 되돌아보면 오만한 생각이었으나, 당시에는 수업을 평가하고 매우 주관적인 잣대로 판단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그 수업 역시도 그러한 나의 오판때문에 나의 시간에서 제외된 수업 중 하나였으며, 수업이 지루하다는 아이들의 불만에 나 역시도 열심히 동조하고 있었다. 그 수업에 대한 태도가 날이 가면 갈수록 심각해지자, 해당 수업 선생님께서는 우리 담임선생님께 반 학생들의 수업태도에 대해서 언질을 주셨던 듯하다. 어느 날 아침조회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대학 교수 실험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처음에는 들으면서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의 태도를 마냥 꾸짖지 않으시고, 이야기를 마친 뒤 요즘 그 수업 시간에 너희들의 태도가 바르지 않다고 들었다며, 수업 분위기는 온전히 교사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인상적이어서 그 날 이후 그 수업 시간에 정말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던 것 같다. 학기 말이 되어 그 수업을 담당하셨던 선생님께서는 나의 수업태도가 처음과 다르게 눈에 띄게 적극적이어져서 놀랐다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경험이 지금의 나에게 충분히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교사는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올바른 교사상에 정답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답인 교사상이 있을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다. 교사가 교실에서 만나게 될 아이들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며, 그 아이들은 모두 자기 나름의 특성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학년 때 담임선생님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확실하게 그것이 옳다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직접적으로 교사가 하나부터 열까지 함께 같이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기다린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깨닫기 어려운 경우의 아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교사상은 아직까지 어떠한 교사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그 수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 교사라면 다양한 경험을 하려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경험에는 제한이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어려움에 부딪힌다. 그러나 교사 역시 아직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한 명의 사람일 뿐이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의 어려움에 개별적인 해결책을 적용하여 답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항상 도전적인 자세를 갖는다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될 것이다. 도전적인 정신과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새로운 교훈과 생각들을 갖춰나가는 것이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필요한 자세와 태도가 아닐까 싶다.
아직까지 도전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나의 삶에 큰 변화를 주는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쳇바퀴을 도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일정 기간동안 목표를 가지고 여러 가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한 가지 정도는 꼭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