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교대에 입학한지 2년이 넘었고 나는 3학년이 되었다. 이제 올해만 지나면 졸업과 임용고시도 얼마 남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정말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도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사실 나는 원래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 꿈과는 다르지만 수능 점수에 맞춰 어쩌다 보니 오게 된 곳이 우리 학교였다. 1학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대학교에 들어와서 그저 좋을 뿐이었다. 듣는 수업이 대부분 교양수업이었기 때문에 내가 교대에 들어온 것이 맞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걸 실감했던 순간은 바로 2학년 여름방학 때 했던 교육봉사 시간이었다. 교육봉사를 다녔던 센터의 아이들은 사실 학습보다는 사랑이 필요해 보이는 아이들이었다. 실습에 나갔을 때 보았던 모범적인 학생들과 바람직한 분위기의 교실과 다른 모습에 꽤 충격을 받았다.
사실 지식적인 부분을 가르치는 것은 쉬울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학생을 사랑하고 돌보는 것보다는.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관심을 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힘들었다. 이를 견디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 교육봉사가 생긴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봉사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버텼다. 하지만 점점 아이들과 친해지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어느 순간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았고 아이와의 형식적이었던 관계가 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였다.
이렇게 보낸 2주 남짓 되는 교육봉사 기간 동안 느낀 점이 있다. 바로 좋은 교사는 잘 가르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잘 가르치는 것은 미래의 인공지능이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을 직업인 이유는 바로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는 선입견 없이 학생을 바라보고 그 자체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잘 가르치지 못하더라도 학생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래서 교육봉사 때 만난 친구들과 같은 아이를 다시 만났을 때, 그 때는 그 아이의 인생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