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이명현

미래 교육 2019. 6. 9. 12:03

   어린 시절 동네에 작은 서점이 하나 있었다. 이 서점은 다른 서점과는 다른 점이 있었는데 바로 한 달에 한 번 강사나 작가를 초빙해 책방 주인과 함께 작은 토크 콘서트를 연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아저씨가 문화상품권도 준다는 이야기에 참여했다. 그러나 첫 시간 이후부터는 내가 가고 싶어서 갔다. 토크 콘서트가 별거 있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 이 토크 콘서트는 나에게 꽤나 커다란 의미였다. 우주,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여러 이야기를 책방에서 들었고 때로는 감동받고 때로는 너무 궁금해 추가 질문을 하기도 했던 내 모습이 기억난다. 그때의 나는 책방 아저씨가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일까 중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해도 내 꿈은 책방 아저씨였다. 저 당시에는 정말 별생각 없이 책방 아저씨가 멋져서 책방 아저씨가 되고 싶다고 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나는 저 때부터 교육의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책방 아저씨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책방 아저씨 같은 교육을 하고 싶다. 교육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올바른 교육의 모습은 단순히 지식 전달을 하는 것, 교과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흔히 교육을 씨앗 심기에 비유하고는 하는데 비슷한 것 같다. 어떤 작은 씨앗으로 한 사람의 인생에 작은 영감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대로 좋은 교육이 아닐까?


  이러한 교육을 하기 위해 항상 되새기는 2가지 다짐이 있다. 첫 번째는 ‘좋은 사람이 되자.’다. 교육자는 수업을 잘하고 교과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좋음’의 기준은 학생이다.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아니면 말고.’다. 아직 잘 안되는 부분이기는 한데 최근 들어 정말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다. 지치지 않고 오래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쉽게 먹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교육자를 꿈꾸게 된 계기와 꿈꾸는 교육, 다짐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아래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은 교사 공동체 설립과 연구를 통한 새로운 교육을 제시하고 싶다. 한 개인에 의한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 교사들끼리 수업에 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교실 사이의 벽을 허무는 데 기여하고 싶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교사 공동체에서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앞으로 어떤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지 꾸준히 고민하고 연구하고 싶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먼 미래에는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오지에 학교를 세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다 써놓고 보니 헛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 비전을 다시 보았을 때 내가 어디에 서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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