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날 시골에 가면 올해로 8살이 된 사촌 동생이 어른들을 따라하며 시골집을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말조심 해야지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지만 하나하나 신경 쓰고 조심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교생 실습을 갔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성장기의 아이들은 많은 것에 영향을 받고 자란다. 그 중에서도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환경적인 요인 중 하나인데, 과연 내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이 깊다.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좋은 영향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나쁜 영향을 주는 교사가 되지는 말자’이다. 내가 교사로서 존재하고 있는 이상, 좋든 나쁘든 아이들에게는 영향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영향에 더 신경 쓰기보다는 반대쪽에 초점을 맞춰서 나쁜 것들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가고 싶다. 그렇게 한다면 결국 자연스레 좋은 것들만 남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내가 갖고 있는 어떤 것이 아이들에게 있어 나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를 과제라 생각하고 해결하려 노력해야할 것 같다.
아직은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교사가 된 내 모습을 생각해본다. 오늘 쓴 비전을 간직한 채로 현장에 나가 아이들을 맞이하고 싶다. 아이들의 입장에 서서 나의 어떤 점이 부족하고 불안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교사를 꿈꾼다. 나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체념하고 무기력한 교사가 되기보다 그것을 인정하고 직시하며 끝내는 극복하려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