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나는 오랜 장래희망이었던 ‘교사’를 뒤로 하고, 한참 열풍이 불었던 IT에 호기심에 생겨서 한국 항공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에 입학하였습니다.
2004년,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문득 나에게는 지금까지 뭔가 되고 싶다고 느낀 것이 하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과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다른 길에 와 있는 내 상황을 생각하며 포기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평생의 이루지 못할 꿈으로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졌습니다.
2005년, 나는 부모님의 지원과 격려 속에서 자신감을 갖고 꿈을 위해 전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절실함과 즐거움 속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2006년, 나는 2월에 항공대를 졸업하고 3월에 전주교대 신입생이 되었습니다.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무척 뿌듯하고 짜릿하고 가슴 떨리며 행복했습니다.
2008년, 나는 많은 과제와 조모임, 과 행사에 지쳐 가고 있지만, 내 꿈을 생각하면 정말 행복합니다. 현재 나는 19년째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또 학교를 다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학생이 아닌 초등학교를 다니는 좋은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장래희망이 항상 ‘교사’ 또는 ‘수학교사’였지만 내가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2006년, 드디어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06년 이후의 삶을 ‘제 2의 인생’이라 부릅니다. 남들보다 첫걸음이 늦었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내가 그 동안 경험했던 다양한 것들이 헛된 것이 아니라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지낼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대에 들어오고 나서, 다시 한번 내 마음을 굳게 다지는 세 번의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실습과 좋은 교사 아카데미, 그리고 지금의 비전세우기입니다. 첫 실습, 교생 명찰을 달고 학교에 출근하는 게 꿈만 같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얼른 나도 현장에 나가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학년 1학기에 들었던 ‘좋은 교사 아카데미’는 좋은 선생님들의 경험, 수업내용, 정말 큰 도움이 되었고 나도 그러한 능력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계기가 지금 하고 있는 비전세우기입니다.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막연했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의 역할모델이며,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탁동철 선생님같은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몇 년 전, 스승의 날 특집 TV프로그램에서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은 선생님의 모습에 감동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의 어머니는 스승의 날에 항상 담임선생님께 책을 선물해드리곤 하셨습니다. 6학년 때 역시 선생님께 책 2권을 선물해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선물을 일절 안받는다고 미리 엄포를 하셨기 때문에 제 선물 역시 안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책은 안받기 미안하셨던지 나중에는 받으시고 다음날 저를 불러 책 2권을 선물해주셨습니다. 값비싼 선물도 다 받으시던 다른 반 선생님들과 다른 선생님의 행동은 저에게 약간의 충격과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선생님은 성적에 따라 차별대우 하지 않고, 항상 우리 모두를 관찰하시고 관심 가져 주시며, 우리 편에서 생각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정말 제가 닮고 싶은 선생님이셨습니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저는 아이들에게 이 말을 들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에 나오는 고다니 선생님처럼, 파리를 좋아하여 관찰하는 아이를 보고 더럽다며 그만 만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파리 관련 책을 사다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아이와 같은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르치고 이끄는 것이 아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내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아이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여 아이들의 적성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인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것입니다.
5년 후, 저는 아이들과 마음껏 놀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수업하면서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즐겁게 생활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 한 마디에 웃고 우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또, 교사가 되면 가정방문을 꼭 할 생각입니다. 제가 교직에 있는 한 가정방문을 매년 하도록 노력하여 다양한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담, 심리치료 등을 공부하고 있을 것입니다. 작년에 학교에서 또래상담지도자프로그램을 수료하였는데 정말 유익했고 아이들을 상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이 분야의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쉽게 수학을 가르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대학원을 어느 쪽으로 갈지 확실히 결정하기 어렵지만 둘 중에 하나로 결정할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꾸준히 개인적으로 공부할 생각입니다.
10년 후, 저는 대학원 공부를 통해 얻은 지식을 학교에서 실천하고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진심으로 얘기할 수 있는 상담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카데미 선생님들처럼 능력 있는 교사가 되어 아이들의 심리, 상담과 관련된 내용이나 수학교육에 대한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예비 교사들에게 알려주고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 현장 선생님들의 경험이 정말 큰 공부가 되고 도움이 됐듯이, 저도 우리 초등교육의 미래를 위해 좋은 교사를 배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년 후, 저는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로부터 배우고, 아이들과 얘기하는 선생님일 것입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여 아동 상담에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십여 년 간의 상담이나 수업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하이타니 겐지로)』, 『내 생애의 아이들(가브리엘 루아)』과 같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경험하거나 느낀 점 또는 초등학생 상담지도에 관련된 책을 쓰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책을 쓴다는 것이 글재주가 없는 저로서는 굉장히 힘든 일이겠지만, 정말 보람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직 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낄 수도 있는 시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교사로서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초심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가 그 책을 읽고 용기와 꿈을 갖고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30년 후, 저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계속 남아 있다면 교장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교사와 교장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교사로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또, 직접 수업을 하지 않고 교장선생님이라서 아이들이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이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교장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교장실을 아이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얘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 것입니다. 어떤 위치에 있든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만약에 아이들이 싫어지고 열정이 사라진다면 그때가 언제라도 교사를 그만둘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해가 되는 교사는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이 모든 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교사가 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5년, 10년, 20년, 30년 후의 저의 모습이 지금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를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할 것이며 나태하지 않고 준비하고 공부하는 교사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비전이 없는 사람은 방황하고 결국 망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나름대로의 비전을 세운 만큼 절대 방황하지 않고 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음으로 아이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이 비전을 꼭 실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