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하며 다시 수능을 준비할 때 드렸던 많은 기도들이 떠오른다. 기도를 드리며 당시 내 소망을 이루면 10년 후, 20년 후 그리고 30년 후 40년 후 어떻게 살겠노라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뜻 하신 그곳이 내가 원하는 그곳이길 원한다고 늘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교대에 입학했다. 두 번의 수능을 준비하여 세웠던 비전과는 다른 길로 들어선 것이다. 비전도 없고, 교사로의 계획도 없었기에 학교에 입학하고 1년은 목적 없는 삶을 살았다. 원하던 곳이 아니었기에 놀아도 재미가 없었고, 늘 주님께 내게 원하시는 길이 교사의 길인지 나를 왜 이곳에 보내셨는지 묻고 또 물었던 것 같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2학년, 여름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갔다. 여행 목적지 중 하나인 이집트를 돌며 초등학교 저학년 일 법한 어린 아이들이 시장에 나와 외국인들에게 띄엄띄엄 hello를 말하고 cheap!! 이라고 외치며 물건을 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40도가 넘는 날씨에 신나게 친구들과 놀기에도 힘들었을 찜통더위에 생계를 위해 물건을 팔고 있다니, 그 아이들은 생계를 위한 언어인 hello는 말할 수 있지만 과연 자신들의 모국어는 읽고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아이들에게도 알 권리가 있고, 어른이 되어 되고 싶은 꿈이 있고 그러기에 교육받아야 마땅한 데 교실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거리에 나와 있다니 마음이 아파왔다. 그리고 그 날 기도를 드렸다. 모든 아이들이 마음 편히 교실에서 친구들과 같이 배울 수 있고, 꿈을 갖고, 그들을 주님 뜻 하신 길에 서있게 해주시라고, 한국에 돌아가 교단에 서게 되면 어려운 아이들을 보듬을 수 있는 교사가 되게 해주시라고, 그러기에 많은 사랑을 품고 지혜를 가진 주님의 교사가 되게 해주시라고 나는 교실 안 빼곡히 앉아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구석구석 사랑과 관심, 정성을 쏟는 교사가 되고 싶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하나하나 가슴에 담아 눈물을 흘리며 기도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당신이 쓴 교사일기를 읽어 주시며 눈물을 흘리셨던 한 선생님의 모습이 잊혀 지지 않는다. 오늘 그들을 향해 준 사랑이 적음이 미안해 눈물이 나고, 내일은 그들을 향해 더 많은 사랑과 기도를 부어줄 것이라는 다짐에 눈물을 흘리던 선생님의 모습, 같이 눈물을 흘리고 그 반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나 또한 아이들을 가슴에 품는 교사가 되리라 다짐했다.
내가 바라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나는 우선 아이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동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며 아이들 문화를 이해해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동심리나 아동 행동 발달에 관한 서적도 많이 읽고, 아동을 이해하기 위한 활동적 경험도 다양하게 쌓아 우리 아이들을 아이들 모습 그대로 보고 편견이나 나만의 선입견을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할 것이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지식만 쌓을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 여행도 많이 다녀 식견도 넓히고, 세계 다른 아이들의 모습과 풍경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며 아이들이 좀 더 큰 비전과 큰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해 줄 것이다.
이제 내년이면 졸업반이다. 그리고 교직생활을 하며 아이들을 만나게 될 5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일까? 2~3년간의 교사생활을 하고, 담임을 하며 적다면 적은, 많다면 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아이들 하나하나 관심과 애정을 쏟고 꿈을 심게 해주고 보살핀다면 하루하루 바쁘게 생활 하고 있을 것 같다. 일상은 바쁘고 몸은 힘들 수 있지만 행복하고 보람찬 삶을 살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10년 후 나는 그간 쌓은 경험과 지식으로 5년 전 보다는 나아지고 점점 발전하고 있는 좋은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름의 교사로서의 원칙과 소신을 지닌 아이들 앞에 섰던 처음 그 마음으로, 좋은 선생님의 모습으로 말이다.
20년 후 나는 엄마의 마음, 이모의 마음, 고모의 마음을 갖고 교단에 서있을 것이다. 진정한 아이들의 멘 토가 되어주기 위해 교사 생활을 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 뿐 아니라 아이들 길러본 엄마의 경험과 애정으로 더욱더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가슴으로 품고 싶다.
30년 후에는 교사 생활 경험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알게 되고 느낀 경험과 지식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간 교사생활을 돌아보며 학창시절 세운 비전처럼 잘 생활해왔는지 돌아보며, 내 교사생활을 뒤돌아보고 내 경험을 다른 예비교사들과 현직 교사들에게 전해 줄 수 있도록 책을 펴내고 싶다.
나는 아이들의 진정한 보호자요 멘 토요 영혼을 회복시켜주는 선생님으로서 늘 아이들 곁에 있고 싶다. 이렇듯 나이가 들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끊임없는 노력과 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기에 기도와 땀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