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저는 꿈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7살 때 피아노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동시 짓기로 금상을 받은 이후로는 시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또 그 일에 재미를 붙이기만 하면 꿈이 바로 바뀌었기 때문에 꿈이 하루에 한 번씩 바뀌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선생님이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바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만나고부터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그 동안의 여느 선생님과는 다르게 우리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또 내성적이고, 말이 많지 않던 제게도 먼저 다가와 주셨고, 말을 걸어주셨습니다. 5학년 때부터는 사춘기가 시작돼서 아이들과 담임선생님과의 사이가 좋지 않기 마련이지만, 우리 반은 다른 반과 달리 담임선생님을 싫어하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좋아졌고, 누구 하나 따돌림 받는 아이 없이 모두 친하게 지냈습니다. 내성적이었던 저도 그 속에서 밝고,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이후로 저는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도와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도 경험해 봤기 때문에 교사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압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교사가 돼야 할지는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좋은 교사"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저의 담임선생님이 그러하셨듯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함께 한다는 것이 단순히 행동적 측면에서 함께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며 대화하고,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을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일방적인 것입니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려 든다면, 아이들은 마음을 닫게 되고, 저는 그저 또 하나의 학원선생님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세우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지해주면서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단순히 지식적인 것만을 도와주는 교사가 아닌, 인성적 측면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교사가 될 것입니다.
5년 후의 나는, 아이들과 부대끼며 함께하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세워나가겠습니다.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때로는 생각했던 것과 실제가 달라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교사로 설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고, 이끌어 주심에 감사하며 기도로써 이겨낼 것입니다. 또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대학원을 다닐 것입니다. 아이들을 상담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서 심리를 전공하거나, 아동상담을 공부하고 있을 것입니다.
10년 후의 나는, 어쩌면 교사라는 일상에 젖어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잠시 휴직을 하고 국비로 해외연수를 떠나겠습니다. 그 곳에서 아동상담과 관련된 심화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도 이해하고 알아가면서 어루어 만져 주고 싶습니다. 2~3년 정도 공부를 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공부한 심리,상담 전공을 활용해서 초등학교에서 상담교사의 일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20년 후의 나는, 내가 사는 지역의 상담 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경험과 그동안 공부했던 것을 기반으로 좀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 하면서, 친구처럼 다가가겠습니다. 아이들은 차츰 변화해가고, 자신의 길을 찾아 갑니다. 어두운 표정에 차츰 미소가 번지고, 웃음이 드리워집니다.
지역에 봉사하면서, 제 이름처럼 세상의 빛으로 소금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30년 후에 나는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이 되어 있습니다. 내가 그동안 꿈꿔 왔던 학교를 직접 내 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단순히 형식적이고 딱딱한 교장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안부를 묻는 친근한 교장선생님입니다. 아이들은 고민이 있다면, 교장실에 직접 와서 속내를 털어놓곤 합니다. 아이가 말합니다. "교장선생님은 참 좋아요."
좋은 교사가 되기에는 아직 저의 그릇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훗날 교직에 섰을 때 스스로에게도,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