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교사로서의 자신의 비전을 쓰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막막했다. 아직 비전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과제를 어떻게 써야할지 갈피를 못 잡았는데 교수님 블로그에 올라온 다른 사람들의 비전을 보고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전에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비전에 대해 쓰면서 교사로서의 내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고3 때까지만 해도 내 주변에 사람들은 다들 나에게 교대를 추천했고 나 역시 공감했다. 사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봤는데 내가 갈 수 있는 대학 중 제일 좋은 곳이 교대였기에 수긍했다. 그런데 막상 수능을 치고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다른 과를 가기로 결심했다. 그 때 담임선생님께서만 서울의 명문대를 추천하셨지만 주변의 반대가 너무 커서 한 달 동안 방황하다 다시 교대를 가기로 했다. 그래서 나군은 지금의 전주교대를, 가군은 교원대 초등교육과를 쓰기로 했다. 문제는 담임선생님께서 나는 교원대 초등교육과를 갈 성적이 안 된다고 하셨다. 그 전에 명문대를 추천하셨던 분이 배치표 하나만을 보고 너는 거기 갈 성적이 안 되니 다른 곳을 쓰자고 하신 거였다.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건 교원대 대신 서울교대를 추천하신 거였다. 교원대는 가군이고 서울교대는 나군이었다. 담임선생님은 최소한의 정보도 알지 못하신 채 입시상담을 하신 거였다. 그리고 내가 여러 가지 자료를 보면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알려드려도 담임선생님은 배치표 하나만 믿으신 채 못 간다고 장담하셨다. 결국 내가 원하는 대로 원서를 썼고 나는 최초합격을 했다. 이 때 나는 교사에 대한 굉장히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그리 교사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던 건 아니지만 이 계기로 확실히 나쁜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교대에 입학했다.
교대에 입학한 후 1년 간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많은 방황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교대는 다니지만 사회에 나가면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한 일이 반대에 부딪치게 되고 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직접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니 짧은 일주일이었지만 뿌듯했고 보람 있었다. 그래서 이왕 선생님이 되기로 마음먹었으니 내가 가지고 있던 나쁜 교사보다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었다. 사람마다 좋은 교사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정확한 정보 없이 다른 사람의 꿈을 짓밟는 교사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처음 5년 동안은 교직에 머무르면서 경험을 쌓을 것이다. 직접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대학교에서 배운 이론이 아닌 현장 경험을 통해 교육에 대한 노하우를 얻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꿈을 키우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의견을 따르기가 쉽기 때문에 주변 어른들이 추천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교사 등이 주를 이룬다. 주변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게 하고 또 그것이 되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그렇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학생 한명 한 명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파악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10년 후에는 대학원을 졸업해 있을 것이다. 나는 교육에 관련된 여러 가지 분야 중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지금은 교육평가 분야에 관심이 있다. 지난 학기에 수업 받은 과목 중 부재율 교수님의 교육평가가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교육평가에 관련한 학문을 전공하고 싶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외국에 가서 유학을 하고 싶기도 하다. 또한 교육평가 관련 학문을 전공하면서 새로운 평가 방법을 만들어 보고 싶다.최선을 다해서 공부와 연구를 하고 싶다.
20년 후에는 승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교육평가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그 분야를 연구한 후 연구결과를 학교에서 펼치고 싶다. 최소한 학교의 장이 되어야 마음먹은 대로 그 꿈을 펼 수 있을 것이다. 재직한지 20년 후가 되면 흔히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고들 한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학교의 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교장이 되려면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많은 노력을 통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늘 연구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되고 싶다.
30년 후에는 드디어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장이 되었을 것이다. 앞에서 학생의 꿈을 짓밟지 않고 능력을 키워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는 시험, 즉 평가로 학생의 꿈을 종종 짓밟는다. 교육 평가 연구 시 고안한 새로운 평가방법을 교장이 되어 시행함으로써 학생이 계속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