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제가 교대에 들어 온지 햇수로 3년이 되었습니다. 수능을 보고 그럭저럭 성적에 맞춰 교대에 진학했던 저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긴 했지만 사실 남들처럼 선생님이 되는 일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거나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교대에 들어와서 뭔가 고등학교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은 체육, 미술, 음악 등의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이런 수업을 들으려고 교대에 온 것이었나... ...’ 하는 생각도 했고, 좀 더 멋진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게 예비교사로서의 열정이 없었던 저에게 언젠가부터 문득 ‘내가 그래도 교대에 왔는데 이렇게 해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엄청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진 주변 친구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마음가짐으로 선생님이 된다면 정말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 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예비교사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라면 우선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현재 초등학교 교직에 재직 중이시던 선생님이 오셔서 특강을 하셨습니다. 그것을 들으면서 정말 선생님으로써 아무 생각 없이 교직에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에게는 초등교사가 정말 안정적이고 편하다는 편견이 있었고, 대학에 진학할 때 그런 이점을 생각한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정 아이들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연구하지 않는 다면 그것은 껍데기만 선생님일 뿐입니다. 자기만의 자신 있는 분야를 만들어서 그것을 발전시키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교사로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자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일입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의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주겠느냐 싶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신창원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하고 머리 한번만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이 놈아, 돈 안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와. 빨리 가'하고 소리쳤는데 그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 이렇듯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아이들은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악마가 자라지 않고, 천사가 자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선생님의 역할입니다. 저는 물론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도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이지만, 초등학교의 선생님은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인성을 올바로 잡아 주는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제를 하기 위해 책을 읽으면서, 혹은 텔레비전이나, 신문 기사를 보면 간혹 선생님이 폐쇄적인 아이의 마음을 열었다든지, 가출 청소년을 집으로 돌려보냈다든지 하는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저는 저 또한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제가 생각하는 저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5년 후에 저는 아직 초임교사이기 때문에 학교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학교 업무에 적응하면서 아이들에게 또한 소홀히 하지 않으며 수업연구도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열정적인 초임교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에 집중하면서 다른 것을 같이 병행하기 쉽지 않아 아마 많은 골머리를 앓고 있을 거 같습니다. 초기에는 아직 선생님으로서 노하우도 많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훌륭한 수업을 완벽하게 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 애정과 사랑을 듬뿍 안겨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일 것입니다.
10년 후쯤 저는 아마 이제 학교생활에 거의 완전히 적응을 한 상태일 겁니다. 이제 학교 업무를 보는 데에도 허둥대지 않고 능숙하게 처리할 것이며, 학부모들을 만나도 긴장하지 않고 잘 상담하고 있을 것이지요. 그리고 아마 이 때쯤에는 제가 자신있어하는 과목이 한 두개쯤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다른 과목 보다는 수학을 아이들에게 좀 더 쉽게 이해하게하고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기 때문에 아마 수학에 대한 수업연구를 부단히 해서 아이들이 수학을 지루해하지 않고, 어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저만의 수업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원을 5년안에 갈지, 10년 안에 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때쯤에는 다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마 이쯤에는 아이들이 항상 예뻐보이지만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실습 때도 느꼈지만 아이들이 항상 천사 같지만은 않기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속상한 일들이 많이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20년 후면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겠네요. 교직에 접어든지도 거의 20년이 되갈 이쯤엔 아이들에게 푸근한 엄마 같은 선생님이 되어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때의 저에게 바라는 점은 제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교사가 되어달라는 것입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라면 어느 정도 생활의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히 모가 나지 않는 이상 무난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 때문에 무기력하고, 나약해 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20년 후에는 혹시 제가 전주교대에 강사로 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저희 학교에 오시는 현직 교사 선생님들처럼 저 또한 직접 연구하고 학교에서 익힌 지식들로 예비교사 학생들을 가르치러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정말 기분이 묘할 것 같지만 또한 그렇게 된다면 제가 20년동안 교사생활을 헛되게 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이기 때문에 뿌듯할 것 같습니다.
30년 후인 50대 중반 쯤엔 제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평교사로 계속 남지 않고, 교감이나 교장 혹은 장학사가 되어 있을까 한번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혹은 찾지 못했던 나의 또 다른 꿈을 발견해서 그쪽으로 나아가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나이가 들어버려서 이제 그것을 직업으로 삼기는 힘들지도 모르지만 취미생활로 하든지 해서 어떤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교육직에 계속 남아있다면 저는 아마 이것을 저의 천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사실 어렸을 때 중고등학교 선생님은 좀 되고 싶었는데 초등교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제가 계속 이 길에 남아있게 된다면 그것은 정말 이 길이 저에게 잘 맞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 동안 정말 행복한 삶을 산 것이 될 겁니다. 그리고 아마 간혹 찾아오는 제자들의 모습에 뿌듯해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자들의 결혼소식도 들려오고 하면서 뭔가 내가 아이들을 가르쳤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참 신기합니다. 한 사람을 어떻게 성장하게 만드느냐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르치고 같이 울고 웃었던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이들에게 절대 나쁜 영향은 주지 않고 아이들이 바른 길로 자랄 수 있게 밑거름이 되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 이러한 마음가짐이 교사가 되고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지만, 항상 아이들의 미래는 나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초심을 오랫동안 간직해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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