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교대에 입학하기 전에 교사가 되어야 겠다는 꿈을 가진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여느 학생들처럼 수능을 끝마쳤고 대학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고민하던 시기에 담임선생님께서 교대에 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솔직히 고등학교 3년 동안 뚜렷한 목적을 가지지 못한 채 무작정 공부만을 해왔던 저에게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어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정확한 비전을 가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 자신이 가야할 길에 대한 명확한 꿈을 가지지 못한 채 교대에 입학하게 되었었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열정을 가지지 못한 채 입학해서였는지 저에게 교대생활은 날이 갈수록 점점 힘들어져만 갔습니다. 다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과 달리 미술, 체육, 음악 등 예체능 과목 수업을 들으며 내가 왜 이런 것들을 배우고 있어야 하는지, 또 많은 과제들 속에서 늘 불평만 하며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처음으로 교생실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1주일간의 짧은 실습기간이었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열정과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발견하게 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의 떨리는 첫 만남, 비록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침 등교부터 점심시간, 청소시간, 하교 까지 아이들 옆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공부해왔던 모든 것들이 아이들과 함께 숨 쉬고 올바른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름, 아이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 하나하나를 발견해가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어느 순간 이렇게 예쁜 아이들과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자 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라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나중에 이 아이들이 나를 생각했을 때 ‘함께 있으면 즐거운’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저에게 있어서 지금도 좋아하고 감사하는 선생님 한분 계십니다. 항상 학생이 먼저 다가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먼저 다가와 주셨던, 그래서 저와 친구들이 늘 친구처럼 따르며 즐거워했던 선생님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엔 늘 저희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고, 시간이 나실 때 마다 남학생들과는 축구를, 여학생들과는 공기놀이를 같이 해주셨던 자상했던 선생님의 모습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은 바로 제가 잘하는 것을 발견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지현이는 글짓기를 잘 하는구나’하며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동안 아무도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글짓기를 잘 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러한 저의 장점을 발견해주시고 그 것을 발전시켜주시기 위해서 선생님은 글짓기 대회가 있을 때마다 함께 참여도 해주시고 늘 격려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저 뿐만 아니라 같은 반 모든 아이들의 장점을 발견해 주시고 그 것을 키워주시려고 노력하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아이들의 노력으로 1년을 마무리 할 때 쯤 ‘마음껏 펼쳐보아요’라는 학급 문집을 만들었습니다. 표지에서부터 내용까지 어느 것 하나 아이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책 표지는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반 친구들 하나하나를 그려 넣었고, 다른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잘하는 것들을 책 안에 싣게 하셨습니다. 아직도 제 책상 한 쪽에 고스란히 놓혀 있는 이 책을 가끔 펼쳐보며 제가 선생님에게서 느꼈던 그러한 마음을 제가 가르칠 아이들이 저에게서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 5년 뒤 저는 아마도 새내기 교사로서 교직 생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서투르지만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아이들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교사가 되기 위해 하나하나씩 깨닳아 가는 생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갈 때 쯤 저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아동 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습니다. 교육대학교를 다니면서 받는 교육 과정 중 심리학에 대한 부분을 잠깐이나마 접해보긴 했지만 그 것에 대한 심화적인 부분을 배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될 사람으로서 아동의 심리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러한 것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등의 다양한 내용들을 대학원에서의 공부를 통해 아동의 심리에 대해 심화적인 공부를 해 보고 그 것을 바탕으로 제가 가르치는 교실의 아이들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이와 더불어 대안학교에 대한 공부도 해보고 싶습니다. 지난 학기에 ‘대안학교의 이해’라는 과목을 들으며 김제 지평선 학교에서 오신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대안학교의 여러 모습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우면서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발전시켜주려는 대안학교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고, 5년 뒤 대학원에서 심화적인 내용들을 공부하며 또 다른 학교의 모습인 대안학교에 대해 알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10년 후 저는 아마 결혼을 했을 것이고 한 아이들의 엄마가 된 주부 교사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이 때쯤이면 5년 전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5년 전에는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열정만을 가졌었다면 10년 후 저는 그러한 열정에 엄마로서 가지는 푸근함과 아이들을 너그럽게 감싸 안을 수 있는 교사의 모습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더불어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아동 심리와 대안학교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을 것입니다. 교사는 지식적인 내용만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 아이들을 이해하고 각각의 개성을 존중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방학을 이용하여 세계 여러 곳곳에 있는 대안학교를 방문해 보고 있을 것입니다. 영국의 썸머힐이나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 등을 방문하며 그 곳에서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떠한 교육이 행해지고 있는지 경험하고 제가 앞으로 아이들을 위해 어떠한 교육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실천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20년 후면 교직 생활이 거의 완전히 몸에 배여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스스로 터득한 저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생겼을 것이고 아이들과 어떻게 해야 교감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옳을지에 대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제 경험들을 바탕으로 후배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단지 교수 방법에 대한 내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방법,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을 후배 교사들에게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것들에 대해 함께 얘기하며 저도 그 들과 함께 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고민이나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여러 선, 후배 교사들과 교류하며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저의 사소한 고민 하나하나도 귀담아 들어주시던 담임선생님의 모습을 떠 올려 보며 저 역시 아이들의 말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과 여러 가지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방학 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좋은 전시회에도 가보고, 책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시간을 아이들에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싶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부분을 알아가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30년 후면 저는 50대의 모습으로 교단에 서 있을 것입니다. 명확하게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는 다른 곳이 아닌 아이들의 옆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사로서 남아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의 그 설레임과 열정을 30년 후에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교사일지 아니면 교장, 교감의 자리에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에도 마음먹었던 것처럼 아이들의 기억 속에 ‘좋은’선생님으로 남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의 교직 생활을 통해 느꼈던 많은 것들을 앞으로 교사가 되고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심리와 대안학교에 대해 공부해오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아이들 각각의 개성과 가능성을 존중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제가 교사로서 경험해온 모든 것들을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며 제가 교직생활이 끝나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비전을 가집시다.’ 교수님께서 첫 강의 시간에 해주셨던 말씀입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순간 ‘내 꿈, 나의 비전은 뭐였지?’하고 저 자신에게 물어보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질문에 한동안 망설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예비교사가 어느 샌가 그 꿈을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왔는지도 모릅니다. 어느 덧 교육대학교 학생으로서의 생활이 3년째로 접어들고 있고 좋은 교사로서의 길은 무엇일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해봐야 할 이 시점에서 저는 이 과제를 통해서 그 동안 잠시 잊고 지냈었던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제 꿈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써놓은 내용이 어설프게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제가 교사로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밑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이 밑그림을 바탕으로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고 저만의 색을 입혀가며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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