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김혜원

미래 교육 2009. 5. 31. 00:02

2007년 3월 늦은 나이에 교대에 입학하여 벌써 3학년 1학기 종강을 앞두고 있다. 남들과 비슷한 인생을 살아가던 나에게 관자재(觀自在)할 기회가 찾아왔고 나는 그동안 나를 구속했던 조직의 틀에서 한걸음 물러나 담담한 마음으로 내 자신이 걸어온 길을 성찰해 볼 수 있었다. 이대로 살아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나는 뭔가 의미있고 보람도 느낄 수 있으면서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인 다른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것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즉 반환점이 되어 현재 나는 미래의 초등교사를 꿈꾸며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솔직히 교대에 입학하기 전에는 입학만 하면 저절로 교사가 되는 줄 알았다. 남들처럼 4년 학교 다닌 후 임용고사에 붙어 발령 받고 아이들을 가르치면 나름대로 보람있겠구나... 그렇게 아이들에게 선생님으로 불리우며 교사로서 살아가면 되는거겠지 싶었다. 물론 임용고사 합격률이 예전과는 달라 힘든 경쟁을 해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진정한 교사가 되기 위한 길이 이렇게나 멀고 힘든것인지는 알지 못했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힘들다는 의미는 수많은 과제와 조모임의 연속인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의 2번의 참관실습과 지금 진행중인 멘토링 수업을 통해서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과외학생을 대하면서 참된 교사가 되는 길은 그리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은 일이란것을, 교육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소신과 소명의식 없이 직장개념으로 교사직을 수행하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를 다니면 다닐수록 나 자신이 좋은 교사가 되기에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끊임없이 나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었다. 그렇다. 나는 현재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나는 내가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신념을 가질것이며, 또 그러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그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것이다. 미래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저곳에 서게 될까? 미래의 제자들에게 나는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될까?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아이의 마음속에 사랑과 희망을 심어주는 선생님’ 이것이 내가 꿈꾸는 교사상이다.

아이들은 교사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란다. 이 사랑과 관심은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만 국한된 특혜여선 안된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고 특히 재능과 가정환경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교사의 진심어린 사랑과 관심은 우리 교사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공평하게 나눠줄 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교사가 보여주는 행동, 눈빛,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기도 하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기도 하는지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학생 개개인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내가 준 사랑으로 아이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로 인해 작은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면 나또한 아이들을 통해 더더욱 성장하는 교사가 될 수 있을것이다.

 

5년후의 나는 결혼을 하여 초보 주부로 또 초보 교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것이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교직생활에서는 선배인 교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조금이라도 빨리 학교 생활을 익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것이다. 거창한 목표를 수립하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바쁜 것이라기 보다는 학생을 다루는 노하우와 교수.학습에 대한 연구로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이 시기에 내가 꼭 해놓고 싶은 일은 부임 첫날부터 하루하루 일지를 써서 나의 초보 교직생활을 기록해두는 일이다. 수많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가득 담긴 그 일지는 훗날 교직 생활에 회의가 들거나 매너리즘에 빠질 때 나를 반성하게 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주어 처음에 가졌던 열정과 신념을 잃지 않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

 

10년후의 나는 어느 정도 교직 생활에 안정을 찾아 학생들이 믿고 따르는 교사가 되어있길 희망한다. 그때쯤이면 교사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배워야 함을 더욱 실감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유능한 젊은 교사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주기 위해서 나의 배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독서지도에 관하여 배우고, 기회가 된다면 학교 도서관 전담 교사를 맡아 교내 도서관 활성화와 독서지도에 기여하고 나아가 지역의 모범이 되는 본보기 도서관으로 키워보고 싶다. 한권의 책이 한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기에 내가 그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20년후의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있을 내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여전히 교편을 잡고 있을 것이다. 또한 실현하기 힘들 수 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교편생활을 하면서 얻은 수많은 감동과 교훈들을 토대로 동화책을 펴내고 싶다. 내가 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읽게 하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꿈과 미래에 조금이나마 등불이 되어주기를 소망한다.

 

30년후의 나는 퇴직을 앞두고 이제는 훌쩍 어른이 된 나의 제자들과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을 것 같다. 제자들의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제자들의 성공을 축하하고 슬픈일이 있는 제자들을 위로하며 조용하고 평화롭게 교직 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다. 제자들에게 선생님 덕분에 제가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었다는 말을 듣는 것 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는가.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적을 올려주는 선생님보다는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인간적인 선생님일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교실에서 울음을 터트린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시던 선생님...비록 선생님의 얼굴은 뚜렷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나를 안아주시던 그분의 마음이 사랑으로 충만해 있었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도 느낄 수 있었고 지금도 그 느낌은 생생하게 잊혀지지 않는다. 비록 과제로 시작한 일이지만 나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일은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나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이끌어 주리라 생각한다.

'비전 선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컴퓨터교육과 이현지  (0) 2009.05.31
국어교육학과 이수연  (0) 2009.05.31
국어교육과 김지운  (0) 2009.05.30
컴퓨터교육과 이윤주  (0) 2009.05.30
영어교육과 유성미  (0) 200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