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공부를 했습니다. 한 번의 좌절이 있었지만 그것은 저를 더 교대에 들어오고 싶게 만들었고 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여 결국엔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다음해에 교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교대에 들어오고 나서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나 방향을 정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바쁘게 학교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 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지난 겨울 방학에 한국 대학생 해외 봉사 협의회에 해외봉사를 신청하여 중국 연길로 2주간 교육봉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여러 지역에서 모인 대학생 친구들과 그곳의 조선족, 한족 초등학생 아이들의 교육을 하였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그림도 그리고 우리 동요도 가르쳐주고 춤을 가르쳐 주기도 했습니다. 매일 같이 4시간씩 선생님으로 아이들 앞에 서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사실 한족 아이들 같은 경우 저는 중국말을 할 줄 모르고 한족 아이들은 한국어를 잘 못 알아듣고 말 할 줄도 몰라 서로 무엇을 말하는 지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과 마음은 통한다고 아이들 눈빛만 봐도 이 아이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아이들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 선생님이 되면 아이들과 마음이 통하는 교사가 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매일 밤마다 수업을 어떻게 했었고 어떤 수업을 해 나갈지 같이 있던 친구들과 회의하고 준비하면서 내가 선생님이 되면 매일 수업에 노력하고 열정을 쏟는 교사가 되어야 겠다라는 마음의 다짐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저를 보면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일 때는 피곤함이 다 풀렸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다가와 안길 때는 정말 행복하였습니다. 연길에서 보낸 2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 선생님이 얼마나 행복한 직업이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비전 선언을 위해 교사가 될 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제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5년 뒤에 저는 아마 어느 도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입니다. 좌충우돌 실수만 하던 초임교사에서 막 벗어났을 것입니다. 이 때 저는 단순한 교사가 되기보단 유능한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매일매일의 수업이 의미가 남고 기억에 남게 만들고 싶어서 교과목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항상 다음날 수업 준비를 철저히 하고 교과서 분석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하나라도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수업을 하기 위해 준비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과목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기 위해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있을 것입니다.
10년 뒤에 저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생활이 안정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때도 끊임 없이 노력하는 교사로서의 모습을 간직하고 특히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아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상담하는 방법이나 미술치료, 심리치료와 같은 각종 치료방법들을 공부하고 아이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그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20년 뒤에는 교사로서 많이 안정되어 있어서 나태함에 잘 빠질 것 같습니다. 초심을 잃어버리고 많이 변해버렸다고 생각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때 교직을 잠깐 휴직하고 국제 협력단인 코이카의 단원으로 2~3년 동안 캄보디아로 나가 그곳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해외 봉사활동을 할 것입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여러 가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고 오고 싶습니다. 몇 달전 캄보디아로 코이카 단원으로 봉사활동 가신 분들의 수기를 담은 책을 읽으면서 내 스스로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봉사활동을 가고 그곳에서 삶의 목표를 다시 정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20년 후에는 해외 봉사를 나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교감하고 내 스스로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싶습니다.
30년 뒤에는 다시 교직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이 되기 보다는 끝까지 평교사로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잘 못 가르친다는 말을 듣기는 싫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더 많이 공부하고 젊은 사람들에 뒤처지지 않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때는 아이들에게 할머니와 같은 친근한 존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존재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생각한 몇 년 후 길게는 몇 십 년 후의 내 모습이 되기 위해선 늘 노력하고 준비하는 교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늘 한결같을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나가기만을 하는 것보다 한 번 쯤은 멈춰서 뒤돌아보고 내가 가야할 방향을 다시 정비하면서 살아간다면 삶이 후회 보다는 만족함이 더 많이 남을 것입니다. 이번 비전 선언을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되돌아보면서 교사로서의 삶을 살아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