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영어교육과 조서린

미래 교육 2010. 5. 30. 16:24

1.교대에 입학한 이후 한동안, 내게 어울릴 것 같다며 공부방에 들어 아이들을 지도해 보라는 선배의 권유를 받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권유가 썩 내키지 않았던 것은, 사실 나는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교대에 온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흘러들어' 온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교사상이 '인생의 스승'같은 것임을 모르지 않았으나, 내게 있어 교사는 실질적으로 '가르치는 직업인'이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이제까지 내가 만나왔던 선생님들은 모두 지도기술을 발휘하는 직업인의 측면에서 훌륭한 분들이셨고, 나 또한 그러한 선생님들의 모습에 딱히 불만이 없이 '잘 가르치시니 족하다'란 마음으로 대해왔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모습은, 살아오면서 이제까지 딱히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나와 가깝다는 생각도, 내가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데서 비롯된 얕은 인식의 산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년간 나는 내가 원하는 교사상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고민을 해야 했다. 교대에 들어온 이후 거쳐야 했던 커리큘럼은 교사에 대한 확고한 목표의식 없이는 견디기가 쉽지 않은 것이었고, 교수님들께서 요구하시는 것 역시 확실한 각오를 하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어린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교생 실습을 나갔을 때 아이들을 보면 귀엽고 예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고학년 정도 쯤 되면 아이들은 순진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갑자기 현실적인 측면을 드러내곤 했고 이러한 모습 역시 '아이들은 순수한 존재다'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던 내게는 고민을 안겨 주었다. 단순히 아이들이 순진하고 귀여운 존재이고 그게 좋기 때문에 초등 교사를 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초등 교사란 아이들이 세상을 알아 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눈으로 지켜 보고 지도해 주는 역할을 해야만 했다.
'선생님'을 외치며 볼이 빨개져서 웃던 아이가 공책에다 '공부를 잘 해서 1등을 하고 싶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공무원이 되겠다. 안정적이기 때문이다'라고 쓰는 모습에서 나는 괴리감을 느꼈다. 심지어 그 당시 내가 지켜보았던 3학년 한 반 중에서 '학교 축구대회에서 우리반이 1등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초등학생다운' 희망사항을 써 놓은 아이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나중에 몇몇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렇게 대동단결된 희망사항의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모두 부모님이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개 중에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이 최고라며 어른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아이도 있었다. 딱히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은 없냐는 말에 아이들은 고개를 흔들었으며, 간혹 패션 디자이너나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지만 '비현실적'이라는 대답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과 기타 다른 사건들을 통하여, 나는 내가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확고한 생각을 세울 수 있는 인간으로 자라는 것이다. 작게는 자신의 생활 속 자질구레한 일들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며, 더 나아가 내가 나중에 자라서 어떠한 어른이 되고 싶은지, 어떠한 직업을 갖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여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학생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물론 이러한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은 무엇이든 깊게 숙고하고 사고하는 습관이다. 이러한 습관이 성립되어야 옳고 그름 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일들을 자기 스스로 정확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확한 판단과 함께 뚜렷한 가치관과 의견이 정립될 수가 있다. 이렇게 자기 생각이 확고한 상태로 삶을 살아간다면 인생에 있어서 아주 흔들릴 일이 없으리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비교적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자신이 나아갈 방향과 삶의 방식을 확실히 정한 상태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를 통해 올바르게 정립된 자신의 의견으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정확히 관찰해 판단하고,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적의식과 행동방식 또한 정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바로 이렇게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각각의 '생각하는 개인'을 길러내기 위해 학생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깊고 진지하게 토론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 주고 싶다. 또한 이러한 대화를 통해 언제든 학생들이 아이디어와 영감을 생각해 내고,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상대가 되어 주고 싶다.

 

2.5년 후 나는,
  상담과 심리학에 대하여 공부해서 학생들과 친밀하게 교감을 나누고, 더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향상시킬 것이다. 학생들이 언제든지 자신이 생각한 그 어떤 것이든 털어놓고 의견을 물으며 나와의 토론을 즐기도록 학생들의 심리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고, 대화 기술과 공감 능력을 할 수 있는 만큼 끌어올릴 것이다. 또한 이는 학생들에게 자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고, 자신의 생각하는 능력과 판단 능력을 신뢰할 수 있도록 이끌어 스스로 행동하는 인간으로서 성장하도록 독려하기 위함이다.

 

10년후 나는,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 원래 공부하던 학생들의 심리와 상담에 대하여 더 깊게 배우는 한 편, 사회학에 대하여 견식을 넓힐 것이다. 이는 학생들이 개인적인 면에서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하여 행동하도록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공부한 후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스스로 생각하여 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도자인 교사부터 먼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하여 많이 공부하고 깊게 연구하여야 하기 때문에,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새롭게 공부할 것이다.

 

15년후 나는,
유학에서 돌아와 교단에 다시 서서 학생들과 마주할 것이다. 더불어 그 동안 내가 공부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그동안 목표로 삼았던 교사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상담과 심리학, 사회학 이외에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의 책을 읽고 스스로 공부하여 자신을 발전시키겠다. 학생들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 주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생각의 지평을 넓혀야 하는데, 인간은 자신이 아는 만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넓고 깊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지식을 접하는 것부터가 필요하다.

 

20년후 나는,
여전히 자기 계발에 힘쓰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젊은 교사들에게도 학생들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 주기 위해서 먼저 스스로의 생각의 지평부터 넓히도록 지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므로 교장이 되어, 항상 자신을 계발하고 스스로의 교직관을 따르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다른 교사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어 줄 수 있을 만한 선배가 되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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