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초등교육과 정혜원

미래 교육 2010. 5. 30. 17:32

학창시절동안 나는 교사라는 직업을 꿈꿔본 적이 없다. 끝없이 추락하는 교권과 거의 포기의 딜레마에 빠진 교사들을 보며 교육과 교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기엔 우리나라 교육의 구조가 지닌 한계가 너무 큰 것 같았고, 매너리즘에 빠진 수많은 교사들에게서 열정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부끄럽지만 나는 취업난에 대한 최후의 대안으로 교대를 선택했고, 교대 입학하는 날 처음으로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 훗날 제자들에게 긍정적인 의미로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을까?‘ 최소한 내가 비난했던 학창시절의 몇몇 선생님들처럼 되지는 말아야 할텐데 나 역시 초심을 잃고 학교를 단순히 ’지겹지만 막상 떠나기는 아까운 곳‘으로 여기며 의미없는 출퇴근을 반복할까봐 겁이 나기도 한다. 정년이 되어 교직을 떠나는 그 날까지 처음 교육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스스로에게 던졌던 두 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어 교사로서 걸어온 길을 스스로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

 

 나는 사명감과 진실성을 가진 열정적인 교사가 되고 싶다. 좋은 교수기법이나 지식을 가진 전문적인 교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초등교육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와 아이들과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성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영혼을 울리는 교사가 되고 싶다. 플라톤은 '교육이 인간을 어느 방향으로 출발시키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장래가 결정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처음 학교라는 곳에 발을 내딛은 아이의 성장가능성을 믿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따뜻한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내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교육이 사회계급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 가치관이 교과서에 담아져있는 걸 봤을 때 불쾌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나는 교과지식에 있어서 다양한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교과서에 나와있는 내용 뿐만 아니라 다른 해석을 제시하고 비판적 사고를 촉진시켜주어야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불평등 체제를 재생산하는 곳이 아닌 평등한 사회구조를 만드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가치를 지닌 교사가 되고싶다.

 

5년 후에 나는..

임용고시를 붙고 3년간 학교 현장에 적응하는 시기를 보낸 후 교육대학원에 진학할 것이다.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전문적인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전문적인 교사가 되는 데에는 교육문제를 심리학적으로 발견하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교육심리학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심리학을 심도깊게 배워서 학생의 행동변화를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능통한 교사가 될 것이다.

 

10년 후 나는..

휴직계를 내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교육에 대한 공부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국제사회의 무한경쟁에 대처할 유능한 학생을 길러내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지닌 교사로서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가 되겠다. 교사가 시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인재 양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내용이나 형식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만큼 교사로서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년 후 나는..

조용한 시골학교에서 근무할 것이다. 교사의 이해와 따뜻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승진에 대한 욕심없이 내 자녀를 대하듯 부모의 마음으로 모든 학생을 사랑하고 민주적으로 대하는 교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학교내외에서 관심영역에 대한 연수를 많이 받고, 교사 동아리에도 참여하여 창의적이고 다양한 수업에 대해 연구할 것이다.

 

30년 후 나는..

교대에 늦게 입학하여 정년 즈음이 된 30년 후에는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며 나 혼자만 간직할 수 있는 책을 한 권 쓰고 싶다. 그 동안의 일기를 모아서 첫 발령을 받아서 반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긴장과 설렘부터 교직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보람과 긍지를 느꼈던 점까지 상세히 옮길 것이다. 그리고 초임교사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많이 해줄 것이다. 또한 첨단장비를 활용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을 익혀 뒤처지지 않는 교사가 될 것이다. 학교를 떠나는 그 날까지 학생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과 흥미를 갖고, 인정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따뜻하고 공정한 교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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