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이준호

미래 교육 2010. 5. 30. 20:27

교대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듯이 저도 처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때는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한때는 미디어분야의 일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마음에 와 닿는 것은 특별히 있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선 언제나 누가 봐도 좋고 돈 잘 버는 직업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 주변 환경이 굉장히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중학교 때 까지만 해도 선생님들이 굉장히 싫었습니다. 제 자신보다는 제 성적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고 아직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성적과 관련되지 않은 취미활동에 대해선 안 좋은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짜 꿈꾸고 있는 꿈에 대해선 하나도 알지 못한 채 성적에 맞추어 또는 ‘-사’가 들어가 직업만 강조하는 그런 선생님들이 싫었습니다. 진정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저에게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선생님이 한분도 없었습니다. 단지 무엇을 공부하라고 지시해주기만 할 뿐이었죠.

그런 제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입니다. 제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은 연세가 있으신 분이었습니다. 초등학교와 달리 담당 과목이 정해져 있는 고등학교 임에도 국어선생님이셨던 그 분은 국어 뿐 아니라 영어 논술, 수학, 사회탐구의 몇몇 과목, 심지어 한의학도 꾸준히 공부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굉장히 친근하게 접근하시며 진로상담에 있어서도 먼저 꿈이 무엇인지, 꿈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물어봐주셨습니다. 게다가 이런 교직 생활을 하시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즐길줄 아시는 분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학생인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해오던 스승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선생님을 한번 만나고 나니 선생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인식에 변화가 별다른 꿈 없이 살아오던 저에게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저희 담임선생님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무언가를 전달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단순히 학업이 아닌 꿈을 향해 무언가를 해야 할지 알려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인생에 쫓기기보단 꿈을 쫓을 수 있게 해주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5년 후, 저는 미술치료와 심리학에 대해 공부하며 교직 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심리학이나 미술 쪽에 관심이 있어서 한번 쯤 공부해보고 싶었고, 교직 생활에 어느 정도 도움도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럼과 동시에 젊은 열정으로 아이들과 교실에서 해보고 싶은 여러 가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10년 후, 이때쯤 되면 교직생활에 적응해나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슬슬 나태해져나기 시작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몇몇 분들은 장학사나 교감, 교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겠지요. 솔직히 저도 이러고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라면 10년 후가 되더라도 교감이나 교장 같은 자리는 바라지 않고 그저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떠들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이론들이 실제 교직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이해해가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20년 후, 이때가 되도 전 어린애들처럼 인터넷이나 게임, 만화 등 대학생 때나 고등학생 때 했던 것을 계속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굳이 고치고 싶진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 저희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 아이들이 하는 것을 다 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씀하였었지요. 실제로 교생실습 때, 만화나 게임, 여러 가지 아이들을 위한 문화콘텐츠를 알고 있으니 대화가 더 잘 통하고 왜 그런 발상을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하더군요.

 

30년 후, 이때가 되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젊었을 때 다 하지 못한 심리학 분야 공부를 더 심도 있게 해보고 싶습니다. 원래 관심이 있었던 미술도 계속 조금씩 해와 이때쯤에는 한번 작은 전시회 같은 것도 열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 또한 교사 이외의 또 다른 꿈을 꾸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아이들과 새로 들어올 새내기 교사들에게도 그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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