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7에 처음 교대에 들어와 2년 반을 쉼 없이 달려왔다. 아무 생각 없이 3학년이 되었고 슬며시 뒤를 돌아보니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나 싶다. 절반이 넘는 학교과정을 지나가면서 숱한 투쟁을 해왔고, 학사 거부까지 하며 예비교사의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그런 피상적인 것에는 죽도록 매달리면서 정작 본질적인 문제, 나라는 인간의 구체적 미래상, 교사상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보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기회를 빌어 나의 미래에 대한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
나는 항상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이왕이면 좋은 기억으로. 나중에 내 나이쯤 되어 친구들과 소주를 한잔 기울이며 과거 이야기를 할 때 이런 선생님도 있었지, 나에게 이런 영향을 끼쳤어. 한번 뵙고 싶어. 라고 말할 수 있는 선생님으로 기억에 남고 싶었다.
지금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더불어 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친구가 필요한 아이에겐 친구와 같은 친근함으로,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에겐 가족과 같은 포근함으로, 멘토가 필요한 아이에겐 자상한 교육자의 역할을 하며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나와 함께 생활했던 아이들은 긍정적이고 밝은 사고를 하는 어른이 되어, ‘자신이 원하는’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꿈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나는 5년 후, 학교에 막 입문한 초보교사일 것이다. 초보교사로서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될 것이다. 많이 사랑하고 많이 아파하고 많이 슬퍼하며 아이들을 위하는 교육이 어떤 것인지 열심히 탐구하는 교사로 성장할 것이다.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아이들에게 올바른 독서교육을 시켜주고 싶다. 책을 읽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깊고 넓은 지식과 지혜를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대학원을 진학할 것이다. 대학원에서 예술 또는 상담을 배우고 싶다. 음악이나 미술을 이용한 상담치료를 배우고 싶다.
10년 후의 나는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배움에 임하는 자세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이 될 것이다. 내 나이 마흔 쯤, 우리나라의 여러 초등학교와 대안학교들, 그리고 세계의 초등학교들을 돌아다니며 여러 초등교육을 직접 공부하고 체험해 보고 싶다. 여건이 된다면 유학을 떠나서 세계의 다양한 교육 철학, 교육 방법을 알아볼 것이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매년 방학을 이용하여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이다. 이와 함께 아동심리, 아동상담 쪽을 더 깊이 공부할 것이다.
20년 후에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선생님으로 여전히 열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만들고 싶다. 우리끼리만 보는 것이든, 출간을 하든 상관없이, 함께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희망에 관해 노래하고 싶다. 또는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
30년 후는 퇴직을 하여 시골에서 살 것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고 싶다. 자그마한 공부방을 만들어 형편이 어렵거나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매년 외국으로도 교육봉사활동을 다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