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터 장래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무조건 교사가 되겠다고 했었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직업인지 관심도 없었지만, 그저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을 보면서 막연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때는 어려서 선생님들의 노고와 사랑을 느낄 수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의미였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을 거쳐 온 학창 시절 중 기억에 남는 선생님의 부류는 여러 기준이 있습니다. 마냥 엄격하기만 하여 숙제나 준비물을 지키지 않았을 때, 때리기만 했던 선생님, 공부보다는 놀이와 즐기기에 집중 하셨던 선생님, 학생들이 우울해 보이거나 조금만 다른 행동을 보여도 하교 지도 때 손을 잡고 상담을 신청했던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을 생각해보면, 이런 교사야 말로 참교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참 외모에 신경 쓰고, 친구들 사이에서 질투도 많고 사건, 사고도 많았는데, 담임 선생님은 이런 여학생들 사이에서 중재를 잘 해주셨습니다. 예쁜 악세사리를 하고 오면 예쁘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이를 질투할 것을 염려하여 친구들 사이에서도 시기하지 않도록 많이 중재 해 주셨습니다. 또한 이 선생님은 지금도 초등학교 동창들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1년에 한 두번은 모임에도 참석하고 계십니다. 기억력도 매우 좋으셔서, 학창 시절에 어땠는지도 학생들마다 얘기도 해주시는데,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들고, 그만큼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으셨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 기억나는 선생님은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신데, 이 선생님 역시 학생들에게 쏟는 관심이 대단하셨습니다. 매일 일기를 쓰게 하고, 내용에 따라 학생 기분이 어떤지 쉬는 시간에 살짝 지나가시는 길에 질문도 해주시곤 했습니다. 하루 종일 학생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관찰 하셔서, 하교 지도 때 학생 한 두 명과 면담도 해주셨습니다. 저도 몇 번 상담을 받아 보았는데, 이런저런 걱정을 쏟아 내고 나서 상담이 끝나면 업어주시곤 했습니다.
공부를 많이 시키거나, 엄격하기만 하신 선생님보다 이처럼 마음으로 진실되게 대해주신 선생님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런 교사야말로 초등학생 시절에 학업보다도 인성에 집중하여 교육하신 선생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어린 시절에는 이런 선생님을 보고 막연하게 교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현재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가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 하는 교사상은 사랑으로 학생들 하나하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게 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행동에 표시가 나는 것을 느낍니다.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책임감도 강하고, 무엇보다 매사에 긍정적이며 진취적입니다. 물론 지금 과외지도 하는 학생들에게서도 느끼고, 현재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느낍니다. 부모님의 사랑도, 친구들의 사랑도, 선생님의 사랑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 박자가 딱 맞게 되면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그를 바탕으로 사회생활도 훌륭하게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5년 후, 저는 초임교사를 조금 벗어나 학교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있을 것이며, 대학원 공부를 시작할 즈음일 것입니다. 전주교대를 입학 하기 전, 다른 학교를 졸업하고 왔는데, 그 학교 전공 역시 IT 계열이었습니다. 현재도 컴퓨터교육을 전공하고 있어서, 이 두 전공을 연계하여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교육은 주요과목이 아니라 조금은 열악하고 관심받지 못하고 있는 과목이기에 저는 이 과목을 중점적으로 키워나가고 싶고,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프로그래밍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고, 컴퓨터를 통해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에 재미를 붙일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입니다.
10년 후, 저는 미술치료사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전공은 컴퓨터교육이지만, 예전 대학을 다닐 때 약 1년 동안 미술치료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미술심리치료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을 때라, 아무것도 모른 채 보조역할만 했었는데, 그 때 담당 선생님과 함께 출퇴근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어떻게 행동하며, 집안 문제, 친구들과의 문제가 하나 하나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심리치료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때는 교육분야와는 관련이 없는 전공이라 관심만 있었는데, 지금은 교육자가 될 예비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매우 필요한 자격이라고 생각하기에 꼭 공부하고 싶습니다.
20년 후, 그동안 대학원 공부와 미술심리치료사로 학생들과의 많은 경험을 쌓고 난 후, 교육관련 분야에 대해 책을 쓰고 싶습니다. 전공인 컴퓨터교육과 미술심리치료에 관한 교직생활의 경험을 통해 책을 쓰고, 그 수익은 장애아동을 위해 쓰거나, 학교에 컴퓨터시설이 부족한 부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30년 후, 퇴임 할 시기가 가까워 올 즈음이라 교직 생활에 대해 조금 더 반성해보고, 남은 기간 동안 학생들과의 추억을 더 쌓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직 생활에 대한 마무리로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자서전을 내고 싶습니다. 이 또한 수익금에 대해서는 좋은 곳에 쓰겠다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