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박윤경

미래 교육 2011. 5. 29. 23:41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된 때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역시 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나도 그러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정확히 나에게만 어떠한 특별한 애정 같은 것을 보이시진 않으셨지만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 선생님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주마다 과제를 내주셨는데, 교과서나 자료 조사 대신 항상 부모님 그리고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과제였었다. 과제만큼은 꼭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던 나는 매주 그 과제를 기다리며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친구들과 놀기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5학년 때 까지는 공부와 담을 쌓고 살던 나에게 6학년 때 처음으로 학원이라는 곳을 가게 되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어려움이 많았었는데 그 때 학교가 참 즐거운 곳이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셨던 것 같다. 또 졸업할 때 학급 문고를 만들어 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일도 할 수 있으셨겠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으로 떠올리고 있다. 그리고 나도 어렴풋하게나마 가슴 한편이 아려오고, 기분 좋아지는 이 설렘을 나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3년 전 교대를 선택하게 되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고3 겨울방학 2군데의 교대에 원서를 넣어두고 합격자 발표만을 기다렸고, 전주교대 합격자 발표를 보는 순간 눈물이 났으며 교대 입학할 때에 그 설렘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교대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교육'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를 많이 가졌었다. 사실 막연히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것이지 그 준비과정이 어떻게 되며 교육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몰랐었다. 그런데 사실 할 당시에는 힘들고 꼭 이런 것 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되었던 여러 과제들과 리포트 등을 쓰면서 예비교사로서의 많은 고민을 해보았었다. 교육학과 관련된 동영상을 만들면서 아이들이 실제 학교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었고 직접 수업을 하면서 돌발사항이나 어떠한 부분을 아이들이 어려워할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여러 가지 나 나름대로의 비전을 세워왔었다. 그 동안 내가 다짐했던 것 중에서 가장 큰 한 가지는 아이들 편이 되는 선생님이 되자. 라는 것이었다. 세상사람 누구나 다 아이를 손가락질해도 내 아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항상 편이 되어주자 라는 것이었다. 물론 수업을 잘 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성적을 받는 기쁨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초등학교에서 지식을 많이 안다는 것 보다 많은 경험을 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교가 즐겁고, 교사인 나를 보았을 때 아이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 내 목표가 되었다. 2번의 교생실습을 가면서 정말 아이들을 예뻐하고 한명 한명 애정을 두고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있었는가 하면 단지 성적을 에만 관심 있던 선생님도 있었었다. 지금 마음 그대로 난 전자의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항상 기억하고 마음에 새길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나에게 가르침을 받는 아이들은, 학교를 즐거워하며 공부에 얽매이지 않고 뚜렷한 꿈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단지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어렸을 때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다면 그 만큼 불행한 일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초등학생 때는 가족들과의 여행이든 친구들과의 즐거운 점심시간이든 무엇인가 활동적이고 다양한 체험들을 해 보도록 할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받았던 그 느낌을 아이들에게 전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들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1가지씩 자신이 잘하는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누군가는 공부를 잘 할 수 없지만 다른 어느 누군가는 공부보다는 미술을, 그리고 축구를, 바이올린을 잘 켤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재능을 공부로써만 가두지 않고 각자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졸업을 하고 난 뒤 그리고 몇 십 년이 흐른 뒤 특기를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도록 보조해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5년 후. 나는 아직 어린 교사로서 한 시골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 것이다. 대도시 학원가가 줄 서 있는 곳 보다는 한적한 농촌에서 10명 남짓 되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지켜내고자 하는 교장선생님과 함께 지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항상 나의 꿈이었던 아이들 편이 되는 교사가 되기 위하여 매일매일 아이들 한명 씩 만나며 지낼 것이다. 그리고 방학 때는 대학교 때 정말 가보고 싶었던 20대 해외봉사단에 선정되어 해외교육봉사를 다녀왔을 것이다. 해외의 교육 환경이나 실태에 대해서도 배우고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의 다양한 아이들도 체험해 보아서 이해할 수 있는 힘을 키우려 많이 노력할 것이다.

 

** 10년 후, 많은 선생님이 그렇듯이 나 역시도 대학원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대학교 때 좀 더 심화전공으로 하고 싶었던 상담과목을 조금은 힘들겠지만 야간 대학원을 다니며 자유롭게 배우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10년 동안 특기적성 교육하는 아이들 옆에서 조금씩 배워왔던 실력을 키워서 재량활동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그림, 악기 연주 등을 함께 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점점 특기를 살려서 꿈을 찾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 20년 후, 이 때는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난 뒤 일 것이다. 아무래도 수업내용 자체에는 부담이 적어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한 교구를 이용해 아이들을 수업할 것이다. 컴퓨터가 더욱 발달 된 시기라서 교과서조차도 컴퓨터를 이용할 지도 모르나, 조작활동을 할 때 아이들의 이해가 더욱 빨라진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좀 더 간편하고 정확한 실험도구나 조작도구를 만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 때는 대도시의 학교로 나가서 시골학교와 비교해서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잘 해낼 수 있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 할 것이다.

 

**** 30년 후, 52살이 된 나는 내 아이들 조차도 다 크고 교사로써의 지위도 어느 정도 가지고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때는 내 교사 일지를 정리하고 싶다. 첫 발령 때부터 지금까지 발령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던 학급책자를 정리하고, 여태껏 교사로써의 마음가짐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정리한 책자들을 나처럼 선생님을 꿈꾸는 나의 첫 제자에게 주고 싶다. 그리고 이 때는 다시 시골학교로 돌아가 교장, 교감이 아닌 평교사로써 엄마 같은 선생님이 되어 줄 것이다. 첫 발령 때의 마음 그대로 아이들의 편이 되자는 그 때의 다짐을 잊지 않고 아이들 옆에서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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