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여예리

미래 교육 2011. 6. 1. 00:49

하고 싶은 것이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내던 학창시절,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 때의 담임선생님은 나의 롤 모델이 되었다. 2학년 때의 우리 반은 항상 웃음으로 넘쳤고, 담임선생님의 수업 시간이 기다려졌다. 우리들은 선생님과 호흡도 잘 맞고 단합도 잘 되는 학생들이었다. 그때의 선생님은 우리들을 편견이나 차별 없게 대하고,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을 좋아했다. 나도 그 때 성적이 부쩍 올랐고, 학교 가는 길이 매우 즐거웠다. 그래서 “나도 우리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나를 교대로 지원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 교대나 사대에 가서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 하나로 6년을 공부했다. 그런데 이렇게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려고 경쟁을 하다 보니, 그저 ‘공부 열심히 해서 교대가야지’ 란 생각만 남았을 뿐, 문득 내가 왜 교대에 와서 교사가 되려고 했더라... 하고 생각해보면, 어느덧 꿈을 정한 그때는 가물가물해진다. 6년이라는 세월동안 그저 목표만 바라보고 뛰어온 것이다. 왜 교사라는 목표를 세웠는지 잊어버리고. 중학교 2학년 그때, 담임선생님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교사의 길을 선택했을 때의 나의 다짐은 까맣게 잊어 가고 있었다. 왜 내가 교사가 되어야 하는지, 되고 싶어 했는지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던 것이다.

 

이를 다시 깨워준 것은 대학교 2학년 때의 교생실습이었다. 물론 참관실습이었지만, 수업 받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 중학교 2학년 때의 선생님과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실습 학교는 전주에서도 그다지 잘 살지 않는 동에 있어 아이들의 사정이 어렵거나 편부모가정,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꽤 있었다. 그렇지만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행복해하고 학교에 오는 것을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왜 교사가 되고 싶어 했는지 떠올랐다.

내가 수업을 받으면서 행복해 했던 것을 내가 교사가 되어 나의 학생들에게 그 마음을 전해주고 싶고, 아무리 어려운 사정에 처해있더라도, 학교가 즐겁고 교실이라는 공간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나의 마음이 떠올랐다.

 

나는 미래의 나의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나간 후에 어떠한 생활을 하고 살지는 모르고, 아직 알 수 없지만, 학교에서, 교실에서 지낸 것과 같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그들 자신의 삶에서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5년 후 나는

교사가 된 지 2~4년 까지는 학교 업무를 헤매고 주변 선생님들의 도움도 받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도 아직 서투른 상태일 것이다. 5년 정도 된 후에는 학교일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연수활동도 하여 아이들을 잘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연구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좀 더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도구를 미술에서 찾고, 이와 관련된 공부를 더 하려고 대학원에 들어가서 공부할 것이다. 미술을 선택한 이유는, 원래 미술부분에 관심도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큰 기술을 요하지 않고 재료만 마련하면 쉽게 할 수 있고, 미술을 통해 자기표현과 같은 활동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한 방법으로 적절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

 

10년 후 나는

미술교육에 관련한 대학원을 다니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서서히 유학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할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내가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들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미술교육을 하고 있는지 더 알아보고,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과 다른 나라의 차이점과 다양한 문화의 경험도 쌓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나는 결혼을 하여 아이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교육과 가정에서의 육아도 겸하여 바쁜 시기를 보낼 것이다.

 

20년 후 나는

아이들과 함께 복닥대며 학교에서의 생활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아이들의 생각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이야기도 좀 더 들어주는 인내도 길러야 할 것이고, 세월에 뒤처지지 않게 현대의 동향도 파악하여 아이들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준도 이해해야 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실을 아이들의 미술관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이러한 작품에 대한 여러 측면을 이해하고 직접 다양한 표현도 해보아, 감상, 이해, 표현 모두가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 아이들이 교실을 들어오기 즐거운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한편으로는 이것이 교육적으로 학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30년 후 나는

시골의 미술관이 있는 작은 학교에서 조용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러한 마음의 표현을 통해 행복함을 느끼는, 그래서 아이들이 매일매일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오고 싶어 하는 학교에서 마지막까지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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