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국어교육과 최고은

미래 교육 2011. 6. 3. 01:44

언제 어디서나 '예비교사, 선생님이 될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나를 따라다닌다. 덕분에 뭐든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말하고 행동하기도 하고 답답할만큼 제약이 많기도 하다. 처음 교대에 입학했을 때, 1학년 때 나는 내가 교대에 온 것도, 선생님이 될 것이라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설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지금은 뭘해야할까' 수없이 고민하고 책임감을 느꼈다. 그런데 오히려 학년이 올라가고 더 많은 것을 배운 지금, 나는 진정으로 내가 왜 이 길에 서 있는 지, 현장에 나갔을 때 어떤 선생님이 될 것인지를 잊고 살았다.

 

 처음부터 교사가 꿈은 아니었고 그냥 막연한 동경과 부러움. 그런 마음에 교사가 되고 싶다고 꿈꿨었다. 떠올려보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고 대부분 모두 너무 좋은 선생님들이었다. 많이 배우고 의지하고 도움을 받고, 선생님들께 사랑받았던 기억은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껴줄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셨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야한다는 데 나에게는 과연 어떤일이 어울리까 많이 고민했고 그 고민의 끝에서 내가 받았던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자 결심했다.

 

 '평범한 교사는 지시하고 좋은교사는 설명하고 뛰어난 교사는 모범이 되지만, 위대한 교사는 마음에 불을 지핀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교사는 아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펴주는 따뜻한 교사이다. 수업을 잘하고 업무를 잘 처리하고 겉으로 볼 때 완벽하기는 오히려 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사가 되어 진정 아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마음 대 마음으로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러한 바탕하에 수업과 지도 모든 것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 해주고 싶은 것, 교사가 되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일이다. 너무나도 막연하고 뜬구름 잡는 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교사가 아이들을 진정 사랑할 때만 보여주는 눈빛과 말, 행동은 누구보다도 아이들이 마음으로 먼저 느낄 것이다. 나는 아이들 한 명한명이 너무나 사랑받고 있는 사람임을 모두 너무 소중한 사람임을 알려주고 싶다. 아이들이 직면한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렇게 노력해보고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렴.'이런 말은 누구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알아야하는 것은 수없이 많은 벽에 부딫쳐 좌절하고 괴로워하는 순간에도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벽에 부딫쳐 볼 수 있는 희망과 자신에 대한 자신감, 사랑이다.

 

 교대 3학년, 내년 1년 공부를 하고 임용시험에 합격한다면 곧바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선생님'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부쩍 내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과연 잘 할 수 있을런지 두렵고 어렵다. 과제, 조모임, 시험에 치여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고 지금 마음을 잊더라 하더라도 무엇보다 '아이들'이 최우선이라는 마음 하나만큼은 절대 잊지 않았으면. 게을러지고 현실과 타협해 '별로였어'라고 기억하는 선생님의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도록,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서 최고은 선생님이 누군지는 잊더라도 사랑받았던 순간과 다시 시작할 희망은 평생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5년 후, 나는 선생님이 된지 좀 됐지만 여전히 초임교사와 다름없을 것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더 많이 사랑해줄 수 있도록 상담쪽에 관련해 공부를 좀 더 하고 있을 것이다. 대학원도 다니며 자신을 발전 시키고 있을 것이고 그때도 국어를 심화 전공해서 아동문학 등 내가 관심있는 분야를 더 공부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10년 후, 나는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안정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이제 예전처럼 수업 한 번을 할 때도 떨리고 어렵고 설레는 마음은 줄어들었지만 아이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아이들의 고민을 나누어줄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는 특색있는 독서지도, 동화구연, 아동문학 등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더 많은 관심을 줄수 있도록 상담도 자주하며 노력할 것이다.

 

20년 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잠시 여행도 좀 다녀보고 나의 어릴적 선생님들도 만나보고 문화생활도 많이 하면서 힘을 낼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따뜻하고 편안한 선생님이 되어 예전만큼 열성적으로 모든 일상을 바쳐 함께하지는 못하더라고, 한마디 말로 위로가, 잠깐의 눈빛으로 사랑을 전할 줄 아는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이다.

 

30년 후, 정년을 앞 둔 나는 아이들과 고민을 나누었던 내용, 함께 주고 받은 편지들을 모두 모아 '아이들을 위한 책'을 만들 것이다. 그래서 방황하고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친구들은 어떻게 이겨냈는지,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상담을 계속할 것이다. 정년이 되어 학교를 떠나는 날까지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더 많은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선생님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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