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과학교육과 방종혁

미래 교육 2011. 6. 3. 03:32

교사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나는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가?

사실 처음부터 교대에 오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수능을 보고 난 후 점수에 맞춰 들어온 것이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누나의 권유도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권유가 있었다. 직업의 안정성을 보고 들어온 것이지, 내가 아이들을 직접 지도해본다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점점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1학년 때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그때 내가 맡은 학년은 3학년이었다. 3학년 아이들은 참 호기심이 많았다. 쉬는 시간마다 몰려오는 아이들은 이것저것 나에게 질문을 하거나 게임을 하자고 하였다. 그때마다 조금 귀찮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점 아이들에게 정이 가기 시작했다. 처음 온 날 너무 모든 것이 낯설어서 아이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나에게 다가왔다. 아이들의 눈을 보면서 참 순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어린 시절에도 저랬었던 것일까? 아니면 벌써 내가 이렇듯 어른으로 성장해 버린 것인가? 어린 시절의 동심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괴롭고 힘든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럴 때 아이들을 보면서 순수함을 느껴가며 내 영혼이 치유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내가 오히려 그들에게 배워가고 있음을....오히려 아이들보다 못한 어른들을 보아오면서 우리는 사람 사이에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은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아이들에게 확실히 배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1학년 실습이 끝나고 처음으로 교사라는 직업을 자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도 점점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매 수업마다 너무나도 웃겨서 코를 잡고 계속 웃었던 생각이 난다. 그러나 단지 웃긴 선생님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화를 낸 적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때는 어려서 몰랐지만 어른이 된 지금, 그 선생님이 인격적으로 너무나도 뛰어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과연 그 선생님처럼 10년, 아니 20년이 지나도 아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2학년 실습을 거쳐 나가면서 나의 교사상은 점점 굳어져 갔다. 아이들에게 인격적인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적으로 그들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것을...

실습 마지막 날 때 아이들이 나를 포함한 교생 선생님들을 위해서 이별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때 처음으로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이 느껴졌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울고 있었다.

왜 이제야 늦게 깨달은 것일까? 선생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크게 미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교사는 바로 아이들의 감정에 공유할 수 있는 인간적인 교사라는 것을..

5년 후 나는 31살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 때 아이들에게 지식 전달도 중요하지만 인격적인 아이들을 키워놓는 것에 더 집중할 것이다. 항상 아이들에게 밝고 활기찬 선생님으로 수업시간을 재밌고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내고 싶다. 오직 열정 하나만으로 교직 생활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0년 후 그래도 내 열정은 죽지 않을 것이다. 육체적으론 조금 힘이 부치더라도 교육경력이 꽤 되므로 관록과 경험이 생길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다 거치게 될 것이므로 사람을 보는데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때도 항상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아니 더 열심히 교육에 매달려 볼 생각이다.

20년 후에는 내 나이는 40대 중반에 접어든다. 나도 한 아버지로서 자식들이 있을 것이고, 내가 맡은 제자들 역시 자식들같이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땐 아버지의 심정으로 그 애들을 바라보고 있을 것 같다. 솔직히 20년 후의 내 모습은 어떨지 감이 잡히지는 않는다. 난 그때에도 초심을 유지하고 있을 것인가...승진이나 명예에 치우쳐버리는 게 아닐지 걱정이 된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30년 후에는 나도 많이 늙었을 것이다. 그때에는 은퇴할 시기가 될 것이다. 나의 교직생활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정말 후회 없는 교직생활을 하였을까? 교직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기가 될 것이다. 나는 정말로 아이들에게 참교사로 남을 수 있을지.....결코 승진이나 명예에 좌우되지 않는 교사가 될 것이다. 오로지 한 길만 달려갈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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