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선언
내 인생에 ‘공부’ ‘교사’ 라는 단어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해본 적도 가져 본 적도 없었습니다. 학교 교육과는 동떨어진 교육을 받았고, 남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땀 한 방울 더 흘리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하며 자랐습니다. 남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는 있었을지 모르나, 모범이 될 만큼 멋지게 살지도 못했고,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이 될 것이란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주변 누구도 저와 교사가 함께 생각할 수 없는 단어란 걸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다니는 이 학교가 누군가는 실패해서 다니는 학교이고, 누군가는 마음한구석에 다른 꿈을 가지고 다니는 학교 일 순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25년간 내가 얻은 모든 걸 내려놓고서 라도 오고 싶은 곳이었고, ‘절실’이란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잃고 난 후에야 바라 볼 수 있었던 곳입니다. 정해진 길과 정해진 삶을 모두 버리고 진로를 바꿀만한 계기가 온 것은 순간일지 모릅니다. 그 순간 때문에 모든 걸 걸어보았고, 가족, 친구, 친척 모두가 믿어주지 않을 정도의 자리에 와있습니다.
다른 누군가는 제 말을 비웃을 지도 모릅니다. ‘고작 교대가 뭐라고’ 라고 생각 할지도 모릅니다. 제 부모님도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아직 막노동을 하시지만, 공부만이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부모님은 땀 흘려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제 성적표를 단 한 번도 확인한 적 없으십니다. 저에게 부담을 주신적도 없습니다. 언제나 제가 선택한 길을 믿어 주셨고, 그런 부모님 밑에서 활동적으로 자라 책상에 앉아서 교육을 받는 시간보다, 땀 흘리며 몸으로 뛰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저에겐 고등학교 교과서의 기억이 없습니다. 교과서는 받아서 책상에 넣어두면 책안 가져온 친구들이 꺼내서 쓰는 교실에 비치된 비상용 책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공부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전주교대 하나만을 보고 처음으로 공부라는 것을 해보았고, 방법도 없었고 그냥 무식하게 앞만 보고 불안해도 혼자 믿고 달렸습니다. 사실 지금 교대에서 듣는 수업도 많이 힘듭니다. 머리가 나쁜 탓도 있겠고, 책상에 앉아 있는게 힘든 탓도 있을 겁니다.
비전이라는 말이 저에게는 굉장히 부끄럽고, 지금의 저를 반성하게 만듭니다. 저는 원칙주의자입니다. 원칙을 계속해서 더 많이 세워 나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의 원칙을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제약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직 저 한사람의 행동을 제약하고 저 한사람을 평가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공부라는 걸 해본 적이 없는데... 제가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못할 것 같습니다.
제 비전은 소박합니다. 교사답게! 교사답게!! 교사답게!!! 제가 교사로서 가진 장점을 뽑으라면, 공부 못하는, 공부 안하는 학생을 이해해 줄 수 있다는 것, 재물에 욕심이 없다는 점, 원칙주의자 라는 점, 누구에게나 공평한 원칙으로 대해 줄 것이란 점입니다.
저의 장점이자 특기는, 초심을 잃지 않고 가져갈 노하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전 5년후 10년후 20년후 30년후 모습은 바뀌었을지 모르지만, 처음 교사가 되어 교단에 선 그 마음 고스란히 가지고 교단에 서있을 것입니다.
제 비전은 하루하루에 최선 그 보다 더할 수 있다면, 5년 후든 10년 후든 누구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 거란 확신입니다. 저는 5년 후 10년 후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높고 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만큼 멋진 사람은 못됩니다. 하지만, 이 것 하나는 목숨 걸고 지킬 자신이 있습니다. 초심!!! 무엇보다 저에게 어려운 상대였고, 평생 싸워야 할 제 유일한 적수입니다.
5년후 10년후 20년후 30년후 제 모습은 변함없이 교사를 꿈꾸던 지금의 제 모습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