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선생님이 이번 교육위원회 강연에서 '정직과 신뢰'를 강조하셨다. 정직하며 신뢰를 줄 수 있는 교사가 되라. '내가 너를 알아주니, 너도 나를 알아주는 구나'라며. 교사의 말 한마디에 아이들은 희망을 얻기고 하고 잃기도 하며, 교사의 눈빛 한 번에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진심이 어린 교사의 말 한 마디와 눈빛은 아이들에게 굉장히 큰 효과를 가져 온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영향력이 큰 교사이기에 나는 정직하며 신뢰를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학교에서는 오로지 아이들의 순수한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들을 걱정하고 싶다.
나에게 있어 그런 선생님은 오로지 초등학교 4학년 때 선생님뿐이었다. 조은아 선생님. 그 분은 매일 울던 나를 위해 다른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두 손을 붙잡고 함께 심호흡을 해주셨다. 그것뿐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뒤, 나는 울지 않았다. 그때 선생님의 눈빛 한 번에, 그때 선생님의 두 손에서 선생님의 진심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매일 울던 내가 눈물을 그치지 않았을까. 나도 너를 걱정하고 있다, 너를 이해한다, 괜찮다, 힘을 내라, 널 응원한다, 넌 잘못하지 않았다, 널 믿는다, 이렇게 널 걱정하며 아끼는 나라는 선생님이 있다. 이런 진심을 아이들이 전달 받는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 아닐까. 나도 이런 교사가 되고 싶다. 아이들 하나하나 눈을 마주치는 그런 교사.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이해하려는 교사.
5년 후, 이때는 교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에 열성적인 교사일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내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하고 방방곡곡 여행을 할 것 같다. 또한 피아노를 더 배우거나 기타를 배워 아이들과 어디서든 함께 눈을 마주치며 노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음악은 내가 생각하기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희망을 주는 노랫말을 부르면 아이들의 마음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10년 후, 교사로서 어느 정도의 경력은 쌓였지만, 과거 열정이 넘치던 때와 다르게 무기력하게 학교를 다니며 아이들을 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클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내 아이 바라보듯 하나하나 바라보며 마음을 다 잡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시기에도 여전히 피아노를 치거나 기타를 치고 있을 것 같다. 우리 반 아이들을 위하여. 너희들의 이야기로. 아이들이 만든 가사로.
20년 후, 이 시기쯤 되면 나의 그늘을 지나간 아이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을 통해 나의 모습을 피드백 하며. 교사의 능력을 수업으로만 판단 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방식으로만 치우친 수업이 되지 않기 위해 현재를 이해하고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연구 수업도 하고 선·후배 교사들에게 조언도 얻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는 교사가 아닌 앞으로 걸어 나가는 교사가 될 것이다.
30년 후, 여전히 나는 교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때 나의 교사로서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는 모습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의 이야기로, 아이들이 만든 가사로 노래했던 것들을 악보집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는 또 내 현재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아이들과 과거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말로 하기 쑥스러운 나의 진심도 이러한 노래를 통해서라면 전달 할 수 있지 않을까. 김용택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시를 쓰도록 하여 아이들의 진심과 교사의 진심이 연결 될 수 있도록 하셨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