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사가 될 것인지에 대한 나의 비전은 ‘감성적으로 아이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교사’이다. 사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살아오면서 정말 많은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고, 선생님들을 통해 교사라는 직업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지. 그래서 학생이 나를 보고 교사라는 직업을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처음 직업적인 교사의 꿈을 가지게 되었을 때부터 생각했었다.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선생님들은 대부분 그러셨던 것 같다. 항상 아이들에게 공평했다. 절대로 ‘차별 받는다’ 라는 느낌을 받게 한 적이 없었다. 또 세심하셨다. 항상 학생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무언가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끝나고 말을 걸어주시기도 했다.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날에 선생님이 그걸 알아채 주셨을 때는 무언가 안도감이 들었던 것 같다.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으므로 솔직하게 걱정거리나 속상했던 점을 털어놓을 수 있었고, 세심한 배려로 가득한 위로를 받으면 마음이 따뜻해졌었다.
반대로 내가 아는 어떤 아이는 아이가 겪고 있는 일에 아주 무디고, 공감해주지 못하는 선생님을 만났다. 나와 반대로 자라오면서 만났던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그러한 면에 둔하신 분들이셨다. 선생님께 다가가서 이야기를 해보아도 공감받지 못했던 그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어른이라는 존재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예민한 사춘기에 이러한 경험은 아이의 인생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치고 말았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이가 한 분이라도 좋은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아주 크게 들었다.
어렸을 때 겪는 감정적인 결핍 같은 것은 사소하더라도 자라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날 아이들에게는 나의 영향이 좋은 방향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내가 만났던, 교사라는 꿈을 키워주신 선생님들은 대부분 따뜻하고 감성적인 분들이셨다. 나는 이분들을 닮은 교사가 되고 싶고, 따라서 정말 세심하게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성을 전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후에 아이가 겪을 어떤 시련에도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감성적으로 보듬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