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간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학교생활을 하였다. 그저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작은 마음에서 말이다. 이제와 돌이켜 보면 나는 참 어리석었다. 그동안 나는 순전히 아는 것이 많다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에 맞게 학교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의 훌륭한 스승들은 저마다 일관된 주관을 가지고 계셨었고 그것을 토대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셨다. 그에 비해 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기 위해 살기보단 무지하고 어색한 나의 본 모습이 드러날까 하는 두려움을 감추기 위하여 지식이라는 테크닉을 배우기만을 고집했던 것 같다.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은 여러 유형이 있는데 나는 왜 하필 교사가 되고 싶었을까? 학교를 다니면서 깨달은 것은 학창시절 그동안의 선생님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교사의 권위세우기가 없었다. 나의 마음 속 기억에 남는 선생님들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고 완벽하려고 하기보단 학생들과 함께 동화되어 학생과 선생 사이의 거리란 것을 일체 만들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반이던 아니던, 모범생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어떤 학생을 만나더라도 최선을 다해주어 우리 학생들이 존중받는 느낌을 들게 하였다. 나는 이와 같은 선생님 모습을 동경하여 교사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대학 수업을 들으며, 실습을 다니며, 대외 활동을 참여하며 기틀을 마련하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꼈다. 또한 과거에 내가 존재했던 방식과 행동들을 인정하며 좋았던 점은 남겨두고 고쳐야 할 점은 고치는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함이 우선임을 알았다. 그리고 그 어떤 좋은 수업 기술만으로는 학생이 있는 교실 풍경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그 기술로는 조금 더 다루기 힘든 내면의 문제, 즉 그러한 학생의 태도를 예리하고 통찰력있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술만을 따지는 교사는 그 학생을 그의 입장에 비추어 이해한 것이 아니라 교사 자신의 그림자에 비추어 이해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앎’만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삶’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