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생 때부터 막연하게 교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꿈이 구체화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영어 수업시간에 내가 반 친구들에게 지문 설명을 한 사건이었다. 우연히 선생님 대신 내가 반 친구들에게 지문 설명을 할 기회가 생겼고, 욕심이 생겨 전날 밤 많은 준비를 해갔다. 내 노력을 알아본 건지 반 친구들은 나에게 많은 호응을 해줬고 그 짧은 지문을 설명한 몇 분을 굉장히 좋아해 줬다. 그때 무언가를 가르치는 일에 대한 흥미를 제대로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중, 고등학교 교사이던, 초등학교 교사이던 무언가를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그때부터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재수 후 전주교대에 입학했고, 2년 반 동안 여러 수업을 들으며 나의 교사에 대한 비전이 좀 더 확실해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특히 작년과 올해에, 교직 실무 강의를 듣거나 장학사님의 강연을 들으며 나의 교사에 대한 비전이 더욱 명확해졌다. 교직 실무 강의를 들으면서 내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선생님들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세 분 정도 기억에 남는다. 한 분은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이신데, 굉장히 다정한 선생님이셨다. 빠른년생이었던 나는 당시 아이들의 놀림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어했고, 매일 데려다주시는 아빠한테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쓴 적이 있었다. 아빠는 무슨 생각이신지 담임 선생님께 가서 오늘부터 학교 안 오겠다고 말씀드리라고 하셨고, 나는 그대로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그러자 선생님은 매일 학교에 오면 500원씩 줄 테니까 오라면서 나를 달래셨고, 어렸던 나는 500원을 받으러 매일 학교에 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학교에 차츰 적응할 수 있었고, 아이들의 놀림 때문에 스트레스받던 일도 점차 줄었다. 선생님께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주셔서 학교에 적응 못 하던 내가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고, 나는 그래서 이 선생님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두 번째 선생님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이다. 이 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학생들이 잘못했을 때 그것에 대해 무섭고 엄격하게 지도하신 것 때문이다. 선생님은 평소엔 다정하시고 부드러우시지만 우리가 무언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그것이 사소한 일이라도 굉장히 엄하고 무섭게 혼내셨고 벌을 주셨다. 당시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으려 노력하던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잘 인식하지 못했지만, 교대에 들어와서 다양한 것을 배우고 있는 현재의 나는 그러한 지도 방식이 이해는 가지만 올바르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좀 특별한 의미로 6학년 담임 선생님이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로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영어를 가르쳐주셨던 영어 선생님인데, 선생님의 영어를 가르쳐주시는 실력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선생님은 다정하시기도 하시고, 학생들을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분이기도 하셨지만, 무엇보다 수업을 너무 잘 하셨다. 현역일때 나는 영어교육과를 가고 싶어하기도 했는데, 이 선생님의 영향이 크다. 선생님이 영어 수업을 진행하시는 것을 보고 나도 저런 훌륭하고 잘 가르쳐주는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 김성효 장학사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장학사님은 우리 반 아이들 중에는 올바른 아이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학습이 더딘 아이,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아이 등 나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아이들이 꽤 있을 거라고 하셨다. 장학사님은 그런 아이들을 위해 항상 노력해오셨고, 그러한 소수의 아이들 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전체의 복지와 교육의 질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오신 분이다. 나는 장학사님의 강연을 들으며, 나에게 아무리 고통을 주는 아이이고, 모두가 포기한 아이라고 할 지라도 최소한의 교육을 위해서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깊이 새겼다. 아이들의 성장에서 나는 1년이라는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상 내가 이 1년을 대충 보내면 안 되고 한명 한명 아이들 모두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기억들을 토대로 미래에 나는 현재 학생들에게 다정하고, 수업을 잘하며 무조건 엄하게 지도하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포기하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다. 처음에 전주교대에 입학할 때는 그저 수업을 하는 교사에 초점을 맞추어서, 단지 수업을 열심히 준비해서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3년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금은 수업을 잘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