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체육교육과 이승연

미래 교육 2019. 6. 8. 23:27


 제가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때는 중학교 2학년입니다. 막연히 초등교사가 안정적이라며 회유하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버리고 한순간에 음악에서 공부로 전향했던 때입니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은 너무 힘든 길이 될 것 같아서 포기했던 것인데, 교사가 되기로 맘을 먹어서인지 너무 부패한 선생님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학교 폭력을 당하는 학생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궁지로 모는 교사, 본인의 기분 따라 학생을 욕받이 역할을 시키는 교사. 저는 그런 선생님들 아래에서 상처를 받으며 나같이, 내 친구들같이 교육의 현장에서 상처받는 학생들을 더이상 있게 하면 안되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그 후에 도덕 시간에 직업 소명설을 배우면서 '아, 이게 내 소명이구나.'라고 알고, '좋은' 교사를 하는 것이 제가 이곳에 태어난 이유라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30점이던 수학 점수가 100점이 되도록 5년을 달려왔습니다. 그때는 제가 학습을 기도로 시작하고 10시간 공부하고 말씀 읽기로 끝냈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또, 성적이 잘 안 나올때에는 재수를 해도 뜻이 있는 것이라며 그 또한 감사하다고, 근데 붙으면 학교 정문에서 절을 하겠다고 호들갑을 떨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공부하는 것들이 어떠한 소명이나 사명이 아니라 퀘스트 통과를 하는 느낌으로 일을 처리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입학한 기쁨은 잠시 학교와 수업에 대한 투정만 많아졌을 뿐인 것입니다. 그래도 이따금 이러한 과제를 만나거나, 실습에 나가면 다시 열의가 타오르는 것이 교사가 소명이긴 하나보다 하고 또 생각합니다. 


 어떤 교사가 되고 싶냐고 묻는다면 ‘꿈을 주는 좋은 교사’라고 항상 말해왔는데, 좋은 교사가 무엇인지 그것을 정의 내리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다만, 내 죽는 날을 생각한다면 내 묘비에 ‘좋은 아내, 좋은 부모, 좋은 교사였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있기를 바라면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교사가 아니고, 학생이 느끼기에 좋았다고 느끼면 그것이 좋은 교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일 싫었던 선생님은 편애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한 반의 약 30명 학생의 모든 취향을 만족시킬 순 없지만, 적어도 모두를 평등하게 사랑하고, 나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상처를 주는 교사가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좋은 교사의 조건은 꿈을 주는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찍부터 진로를 찾아서 진로를 찾느라 고통의 시간을 겪은 적이 없는데, 친구들이 항상 부러워하고 하고 싶은 게 없어서 왜 내가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할 때마다 초등학교 때에는 꿈을 그리라고 하면 많은 것 중에 뭘 그릴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왜 커서는 없어질까. 그 꿈을 꾸준히 가지고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미리 짓밟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 교사가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글을 어떤 식으로 써야 할까 해서 교수님이 처음 비전 세우기에 글을 쓰신 예시를 봤는데 두 예시의 글쓴이 분들이 되게 멋진 비전을 세워서 처음엔 주눅이 들었지만, 잘 생각해보면 제가 가진 비전이 결코 안 멋진 비전이 아니기에 써봅니다. 5년, 10년, 20년, 30년 뒤의 저는 교감, 교장 선생님도 아니고 교육감도 아닌 그냥 한 반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일 것입니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만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책임감에서 비롯한 비전이니, 어떠한 승진 욕심도 내지 않고 반에서 꾸준히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며 교육하고 싶습니다. 또, 나머지 하나는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에 있는 교육의 사각지대에 학교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제가 고3 때 교대를 다니는 과외선생님과 약속했던 내용입니다. 평소 과외선생님과 안타까운 현실에 대하여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는데 교육을 받아서 바르게 자라나야 할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노동의 현장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워 나중에 같이 학교를 세우자고 얘기했습니다. 결국, 이런 선생님이 되기 위해선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비전을 잊지 말고, 속세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야 합니다. 교실에선 성적의 유무로 학생을 나누지 않고, 부모로 학생을 판단하지 않으며 힘든 상황에 있는 학생들을 돕고, 세상이 불만스러운 학생들에겐 희망을 심어주는 교사가 되기를 노력할 것입니다. 정말 제 묘비에 그 문구가 있기를..

'비전 선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어교육과 김조은  (0) 2019.06.09
초등교육과 김은나  (0) 2019.06.08
체육교육과 심소미  (0) 2019.06.08
체육교육과 정유진  (0) 2019.06.08
국어교육과 이주연  (0) 2019.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