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초등교육과 박소진

미래 교육 2019. 6. 9. 21:35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교사가 아니더라도 많은 것으로부터 배우며 살아간다. 방송에서 나오는 유명인의 말 한마디에서, 책 속의 작가의 한 마디에서, 드라마의 결말이 주는 교훈에서, 부모님이 이따금 건네는 잔소리에서, 여름 밤 평화롭게 흘러가는 시냇물에서도. 이런 건 개인의 주관적인 감명에서부터 오는 깨우침 같은 것이 아니냐고, 최소한으로 알아야하는 기본 지식은 학교 없이 어떻게 배우냐고 한다면 요새 같은 정보화시대에 인터넷 검색이나 관련 서적으로도 배울 수 있는 길은 많다. 그렇다면 결국 교사의 입지는 줄어들고 교사의 가르침의 의미는 없어지는 걸까? 나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교사의 역할을 생각해 보았다.


교사는 아이들의 보호자가 되어준다. 요즘 같은 맞벌이 시대에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면 홀로 있게 된다. 교사가 아이들의 제 2의 보호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또한 교사는 학교폭력과 같은 피해 학생의 보호자가 되어준다. 폭력의 경과를 살피고 절차에 따라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과 피해 학생에 대한 보상을 보장하고 피해 학생의 안정된 삶을 위해 치료를 도와준다. 이외에도 가정의 폭력, 마음의 상처 등을 상담해 주고 회복을 도와주는 정신적 보호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교사는 아이들이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데 한 역할을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내 사진에 똑똑하고 야무진 소진이라고 쓴 선생님의 글귀를 보고 내가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이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 아니면 아이의 행동에 대한 한 마디가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한 말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은 본인이 그러한 삶이라고 생각하거나 그러한 사람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교사는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 돕는다. 사회 시간에 어떤 논제에 대해 토론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근거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체육 시간에 팀 스포츠를 가르침으로써 타인과 협력, 협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도록 한다. 학급 규칙을 제정하고 그를 준수하며 생활하도록 약속함으로써 타인과 함께 하는 삶은 제멋대로 사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한다. 교사가 아이들 사이의 다툼을 중재함으로써 타인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 방식을 알도록 한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반 친구들과 합주나 합창을 하거나 마음속에 있던 상상의 이야기를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한다. 교사와 과학 실험을 하며 실험왕이 되거나 곤충과 풀잎을 관찰하며 자연과 친구가 되어보는 시간도 가지게 해준다. 가끔씩은 체험학습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을 여행해 보기도 한다.


결국 교사는 아이들에게 삶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교사는 아이들의 삶의 변두리에서 이거 해라 저거해라 지시하고 자신이 옳다고 하는 방향으로 아이들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 중앙으로 들어가서 아이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존중하며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삶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인 것이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영향력을 크게 끼치고 한 해를 같이 살아가는사람이니까 새 학년이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이 새로운 담임이 누구일지 기다리고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에게 삶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을 나의 교사 비전으로 삼는다면 그 책임감이 무겁기는 하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대단하거나 훌륭하지는 않은 라는 사람이 아이들의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다는 것, 그들의 삶에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영광스럽고 그렇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교사라는 직업에 감사하다. 아직 교사가 되기 전에 가진 이 마음을 교사가 되어서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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