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에 입학하기까지 교사로서의 비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대학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목표와 가치관이 성립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형식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과제에 치이며 종강만을 바라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교대에서의 2년이 훌쩍 지나있었다. 지금 누군가 나에게 ‘교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가?’를 묻는다면, 당당하게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사로서의 미래에 자신감이 없던 나, 어쩌면 좋은 교사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작년에 들은 최태성 선생님의 강연을 통해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선생님의 경험에 의하면 교사가 학생을 1년 안에 완전히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고, 그 욕심은 교사를 쉽게 지치게 만든다는 것이다. 교사가 자신의 교육적 철학을 가지고 꾸준함을 잃지 않는다면 학생에게 눈에 띄는 변화가 당장 생기지는 않더라도 분명 긍정적인 영향이 될 것이다. 아이들마다 다른 각자의 변화 시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교사의 믿음과 포기하지 않는 태도이다. 학생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교사로서 학생과 마주하는 일이 즐거울 것이다. 즐거운 교사가 즐거운 교실을 만들고, 그 안에서 학생들도 즐거울 수 있다.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의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았다. 안타깝게도 뇌리에 깊게 박힌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보다는 나쁜 선생님이었다. 교사는 교직에 있는 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기 때문에 학생 한 명을 스쳐 지나가는 인연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영향을 받고 그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생에게 상처 주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다. 나와 함께 하는 1년 동안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길 바란다. 나의 교육철학을 실현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하고, 학생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노력하는 교사가 되기로 다짐하는 바이다.